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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유럽 보건당국 "여름 와도 코로나19 확산 멈출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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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DC "코로나, 고온다습해도 전염성 있다"
"내달 중순 이후 유럽 의료체제 마비"경고도

전세계 150여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된 가운데,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올해 여름이 돼도 코로나 19 확산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일각에서는 "고온다습한 기후가 코로나19의 활동을 억제해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이되면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는 열대 기후에서도 높은 수준의 번식력이 있다는 주장이 일부 논문을 통해서도 나온 적은 있지만 유럽 보건당국의 공식보고서에 담긴 건 처음이다. 특히 앞으로 4~5월 중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의료 시스템이 마비돼 확산이 증폭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선비즈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6명으로부터 얻은 바이러스 유전자의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을 지난달 27일 공개했다. /질병관리본부



지난 25일(현지 시각) ECDC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중국 광시(廣西) 장족자치구나 싱가포르 같은 열대 지역에서도 높은 수준의 번식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고온다습한 조건에서도 덜 위험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CDC는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 감염은 대개 12월에서 4월 사이에 낮은 습도일 때 정점을 찍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환경적인 조건과 숙주의 취약성에 의해 번식한다"며 "중국의 코로나19 예비 분석을 근거로 조사한 결과, 건조한 지역과 추운 지역 뿐 아니라 열대지역에서도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경우, 평균 습도가 40~60%로 높은 곳임에도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ECDC는 코로나19의 보호면역반응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사람의 면역체계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독감에 저항할 때 활성화되는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느 정도 수준까지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경우, 면역력은 최대 3년까지 지속됐다.

ECDC는 또한 유럽의 의료 시스템이 조만간 포화 상태에 직면해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자체적으로 바이러스 전염이 주춤하거나 병원 수용 능력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가 없으면 4월 중순 이후 모든 유럽국가의 집중치료 병상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날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가속도가 붙을 수 밖에 없다.

ECDC는 또 유럽 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위험 평가치를 ‘높음’에서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보통’을 유지했다.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영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을 아우르는 유럽 국가들의 전반적인 위험도는 휴교 등 조치가 취해질 경우 ‘보통’으로, 이러한 대책이 없을 경우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ECDC는 "코로나19 확진 이후 사망한 사람들의 통계를 살펴보면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거나 70대 이상의 노인들로,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만성 호흡기 질환 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 집단에서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더 높은 위험에 처해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ECDC는 "임산부 및 신생아의 경우, 코로나19는 사스와 비교했을 때 임산부에게 덜 치명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자궁내 수직감염 가능성은 낮고 모유에서도 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신생아 확진 판정이 최근 보고되고 있으나 감염 경로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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