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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연임 성공 손태승회장 “비상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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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선임안 가결 후 현장으로 / “코로나 넘어 경기 장기침체 대응” / 당국, 제재 효력정지에 즉시항고

세계일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불완전 판매책임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손 회장은 연임 첫 행보로 영업현장을 찾아 ‘현장경영’과 ‘비상경영’을 강조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손 회장은 금융지주로 다시 출범한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손 회장은 최종 의결된 후 취임 관련 행사는 일체 생략하고 첫 일정으로 전날 정식 취임한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과 함께 남대문시장지점을 함께 방문했다. 손 회장은 “남대문시장지점에서만 소상공인 등 300명에 가까운 영세사업자들이 총 100억원 수준의 긴급대출을 신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여신 지원으로 밤낮으로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남대문시장지점 방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세 번째)이 25일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대문시장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손 회장은 영업점 방문을 마치고 즉시 그룹 CEO들을 화상회의로 소집해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었다. 손 회장은 “현재는 코로나19에 대한 재난 위기 대응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비상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존의 위원회를 코로나19대응반, 경영리스크대응반, 민생금융지원반 등 3개 부문으로 확대 편성한다”고 밝혔다. 긴급회의를 마무리하며 손 회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재난 위기 대응에도 경각심을 유지하되 코로나로 인한 장기적 경기 침체를 상정하여 그룹사별로 최악의 경영환경에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면서 “‘대응-회복-성장’이라는 위기경영 단계에 맞춰 전 그룹사가 철저히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손태승 2기가 어렵게 출범했지만, 숙제도 있다. 금융감독원이 ‘DLF 사태로 손 회장이 받은 중징계 처분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에 즉시 항고장을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즉시 항고로는 손 회장의 연임을 막을 순 없다. 관건은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이다. 고법이 금감원의 즉시 항고장을 받아들여 손 회장이 제기한 중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게 되면 소급 적용 여부에 따라 손 회장의 연임 결정이 무효가 될 수도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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