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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4월초도 불안, 초유의 온라인 개학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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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학 이후 ‘학교감염’ 우려

온라인으로 출석체크·진도확인

취약계층 원격수업 소외 가능성

기기 대여, 교육비 지원도 추진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된 가운데 교육부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온라인 개학’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온라인 원격수업을 수업일수로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역에 따라 개학이 어렵거나 정상적인 개학 이후에도 환자 발생에 따라 학교가 폐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하면 학교마다 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정규 수업을 대체하는 경우는 병원학교나 방송통신중·고교 등 특수한 교육기관에 한정됐다. 쌍방향 실시간 수업 등 학교별 온라인 수업 역량 차이나 컴퓨터·스마트 기기 보유 상황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 학습 편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은 개학 연기에 이어 온라인 수업으로 빚어질 학습 공백 탓에 대입에서 재수생에 비해 불리할 거라는 분석도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비롯해 경기외고·인천외고 등 일부 특목고들은 이미 자체 온라인 학습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에 따른 교육 기회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시·도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함께 업무협약을 맺고 원격교육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시험은 학교 출석한 뒤에 추진…고3 “학업 공백, 재수해야 할 판”

교육부는 “원격수업을 학교 수업일수·수업시수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면서 감염증 상황에 따라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원격수업을 수업일수로 인정하려는 것은 개학 이후에도 감염자 발생으로 폐쇄되는 학교가 나올 수 있어서다. 교육부의 감염병 관리 방안 지침에 따르면 학교에서 확진자가 2명 이상 발생하고 이동 경로가 불명확하면 학교 전체 이용을 제한한다.

개학 연기 조치 이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사들에게 온라인 학급방을 개설하도록 하고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 등 온라인 수업의 자율적 활용을 권장해 왔다. 앞으로는 정규 수업에 준하는 ‘관리형 온라인 학습’으로 바꾼다는 게 교육부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이번 주부터 온라인 수업 시범운영 학교를 정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살피는 한편 온라인 수업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다. 콘텐트를 확충하고 안정적인 온라인 서비스 운영을 위한 기반시설도 증설한다.

학교별 대표 교사와 교육부, 교육청 등이 참여하는 ‘1만 커뮤니티’를 만들어 원격수업 방법을 공유하도록 할 방침이다.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 등 원격수업 여건을 갖추지 못한 소외 계층을 위해서는 교육비와 기기 대여 등을 지원한다.

교육부 이상수 교육과정정책관은 “‘e학습터’ 등에 학급방을 만들어 출석과 수업 체크를 하고 평가는 오프라인 수업이 가능하게 될 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불가피한 조치로 보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대학에서도 온라인 수업 장애와 수업의 질 문제가 나오는데, 어떻게 콘텐트의 질을 높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3 학생들 사이에선 ‘재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개학 연기와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 공백이 빚어지고 학생부 작성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재수생과 달리 고3들은 학교가 정상화될 때까지 학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입시에서 불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모의평가 일정이 미뤄지고 정시와 수시 선택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고3 사이에서는 벌써 ‘올해는 재수각(재수할 느낌)’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과학영재학교가 23일 온라인 정규 수업을 시작한 데 이어 경기외고와 인천외고 등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실시간 온라인 화상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남윤서·전민희·권유진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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