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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유럽, 코로나19 확진 ‘의료진’ 수천명…스페인선 5400명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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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오염의 사슬' 역할…코로나19 '전쟁'에 대형 난제로 떠올라

쿠키뉴스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유럽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 수천명이 스페인 등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보건부는 자국 코로나19 확진자 4만여명 중 약 14%에 해당하는 5400여명이 전문 의료진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처럼 전체 확진자 중 보건의료 인력의 비율이 두 자릿수를 차지한다고 보고한 국가는 없었다.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은 스페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다른 국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30명 이상의 의료진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수천명은 자체 격리했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도시 브레시아에선 의사와 간호사의 10~15% 정도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현지 의사가 밝혔다.

프랑스 파리의 공공병원 체계에선 490명이 감염됐다. 전체 인력 10만명 중에선 아직 적다고 할 수 있지만,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의사 조합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현지 주요 병원인 라파스 병원에선 전체 인력의 6%인 426명이 자가 격리 중이다. 의사 노조의 앤절라 에르난데스 퐁테는 '바이러스는 우리가 우한이나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들에게 검사를 할 때 이미 우리 주변에 있었다'며 '일부 의사는 안타깝게도 충분한 보호 장비 없이 일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카탈루냐에 있는 이괄라다 병원에선 1000명 중 3분의 1 정도가 역시 집으로 보내졌다. 이는 병원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의료 인력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킨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현장에선 마스크나 장갑 등 충분한 의료물품이 없어 의사와 간호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여년간 간호사로 일해온 욜란다는 '우리는 충분한 보호장비 없이 최전선에 보내졌다. 때로는 어려운 일과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받고 있다'며 간호사들이 마스크와 가운 등을 재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그는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슬프게도 우리 중 일부는 '오염의 사슬'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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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노조인 'SATSE 마드리드' 관계자는 "이미 병원에서 바이러스가 돌고 있다는 점을 알았을 때도 우리는 보호장비를 특별한 조건에서 제한해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의심 증상이 있는 병원 방문객에게는 마스크를 나눠줬지만, 자신은 마스크와 장갑 없이 며칠간 일했다는 간호사의 증언도 나왔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의 보건의료 인력도 보호장비 부족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바이러스 피해가 큰 지역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북부 도시 베르가모의 조르조 고리 시장은 '의사들이 보호받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주 의대생과 은퇴한 의사를 포함해 보건의료 인력 5만명에 대한 긴급 모집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진자로 병원에 입원한 스페인 의사 안토니오 안텔라는 '이번 사태의 교훈은 당신의 공공보건 체계를 잘 돌보라는 점'이라며 '왜냐하면 다른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이 있을 수 있고 우리는 준비가 더 잘 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ioo@kukinews.com

쿠키뉴스 조민규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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