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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무급휴직 일주일 앞…한미 방위비 해법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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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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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0.1.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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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협정 공백으로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군무원들이 다음 달 1일부터 무급휴직에 처할 상황에 놓였다. 그간 협정 공백으로 미군 측이 무급휴직을 통보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현실화한다면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오는 31일까지 미국과 유선협의 등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나 미국이 인건비를 우선 타결하자는 한국 측 제안을 거부한 상황이라 무급휴직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현재로선 안갯속이다.



협정공백→무급휴직 통보, 늘 있었지만…'이번엔 다르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체결엔 늘 진통이 따랐다. 표면적으론 ‘숫자’를 정하는 협상이나 한미 각국의 국내 정치 상황과 한미관계 흐름에 영향을 받아 온 정치적 협상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타결은 기존 협정 만료라는 ‘데드라인’을 넘겼다. 만료 전 타결된 건 2009년 8차 SMA(2009~2013년) 체결(2018년 12월 23일) 정도다.

9차 SMA(2014~2018년) 체결 당시에도 3개월 이상 협정 공백이 있었다. 2014년 1월 12일 한미 협상팀이 타결(가서명) 했지만, 국회가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킨 건 그해 4월 16일이었다. 당시 야당 민주당의 반대 등으로 국내 비준에 시간이 걸렸다. 가장 최근 10차 SMA 역시 기존 협정이 만료된 지 1달 여 후인 지난해 2월 10일 타결 돼 같은 해 4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역시 약3개월간 협정 공백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발생하고 있는 형태의 협정공백은 전례를 찾기가 어렵다. 직전 두 차례의 경우 4월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한미간 합의는 연초에 이뤄진 상태였다. 미군 측은 앞선 두 차례의 협정공백 때에도 주한미군 내 한국인 군무원에 대한 무급휴직을 통보했었지만 현실화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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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무급휴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20.03.20. mangust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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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 장기화?…대안 안갯속

한미가 남은 일주일간 해법을 찾지 못하면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중 약 9000명의 무급휴직이 현실화한다. 정은보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도 21일 "4월 1일부터 무급휴직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17∼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가 결렬된 뒤 나온 발언이다.

오는 31일 전 대면협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정부는 수석대표간 유선협의 등을 통해 추가적인 소통을 할 것이란 입장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방위비 관련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제적으로 이동이 제한돼 회의가 개최될 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유선 등 여러 방법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 답했다.

그러나 한미가 일주일 새 무급휴직을 피할 해법을 도출할지 수 있을 지를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한국측은 미국에 인건비만 떼어 우선 타결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이 거부했다. 정은보 대사에 따르면 7차 협상에서 미국은 인건비를 먼저 해결하자는 한국측 제안을 '본 협상 지연 소지가 있다'는 명분으로 공식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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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신웅수 기자 = 정은보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16일 오후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주한미군 기지 내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시작을 10여일 앞두고 미국 LA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 양국이 인건비 문제만이라도 부분적 타결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20.3.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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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 해법 도출 난망

그렇다고 11차 SMA가 단시간 내에 전격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총액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히 큰 탓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7차 회의 후인 20일 미국의소리에 "미국과 한국 간 이해에서 간극이 남아 있다"며 "한국 측의 더 큰 집중과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간극을 확인했다. 한미는 차기 협상 일정도 잡지 않았다.

10차 SMA에는 한미가 서로 합의할 경우 1년 연장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10차 SMA는 지난해 12월31일부로 효력이 만료돼 이 합의를 '활용'하는 것도 어렵다. 한미 정부가 전격적으로 10차 SMA에 준하는 협정을 1년 연장하자고 합의만 한다면 불가능한 건 아니나, 인건비 선타결도 거부한 미국의 완강한 태도를 볼 때 현실성이 낮다.

한국 정부가 현 제도 하에서 주한미군 군무원에게 직접 급여를 주는 길도 막혀 있다. 김인철 대변인은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우리 국적 근무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미측에서 여러 보수가 지불되고 있다"며 "한국 측에서 직접적으로 보수를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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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1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LA에서 열린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7차 회의를 마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0.3.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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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 장기화, 미국 내에서도 우려

다만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장기화하면 미국측의 주한미군 운용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매듭이 지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버나드 샴포 전 주한미8군사령관은 미국의 소리에 "(미측의 입장에) 무급휴직에 따른 대비태세 악화는 전혀 고려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도 무급휴직이 적용될 경우 한국 총선 기간과 맞물려 타결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 전망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역시 "미국 측이 과도하게 압박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전략이 '벼랑 끝 전술'이라 지적했다.

미국 측 역시 무급휴직이 현실화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4월 1일 무급휴직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른 상황 된다는 걸 양쪽(한미)이 다 알기에 그것을 염두하면서 계속 협의할 것"이라 전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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