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3조2361억원 발행
1·2월 대비 반토막 수준 급감
대형사 자체헤지 비중 50%↑
하루 1조원 추가 마진콜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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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장수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손실 우려가 높아지자 발행액이 급감했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헤지를 하고 있는 발행 증권사도 추가 증거금(담보)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증시 불안정이 지속될 경우 큰 폭의 운용 손실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증시가 급락한 최근에는 하루에 1조원씩 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마진콜)를 받았으며 규모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순으로 큰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 ELS 발행액은 3조2361억원이 발행됐다. 지난달 6조5273억원, 1월 6조1087억원이 발행됐던 것과 비교해 급감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해외 주가지수 변동성이 커지면서 ELS 조기상환이 어려워지고 손실위험이 높아지자 발행액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ELS는 기초자산이 기준가 대비 35~40% 넘게 하락하면 손실 가능(녹인) 구간에 진입한다.
특히 기초자산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유로스톡스50지수 ELS의 경우 미상환 규모가 지난달 말 기준 약 42조원에 달한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1년간 고점 대비 34.1%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닛케이225, 홍콩H지수 등도 20% 넘게 내렸다.
해외 ELS 기초지수가 폭락하면서 자체 헤지를 하고 있는 증권사도 증거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증권사는 ELS를 발행하면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백투백헤지와 자체헤지를 한다. 채권·예금·주식·장외파생상품 등을 매매하는 방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의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증권사는 대부분 외국계은행에 헤지를 맡기는 백투백 헤지를 하고 있지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50% 이상을 자체 헤지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해외 ELS 기초지수가 폭락에 따라 증거금을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3조원 수준이던 기업어음(CP) 잔액을 이번 달 들어 4조3000억원대까지 확대했다. 삼성증권도 이번 달에만 CP를 1조3000억원어치 넘게 발행했다. 지난 20일에는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와 CP 발행한도를 증액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마진콜이 발생하면서 회사들이 달러 마련을 위해 보유한 CP 물량을 많이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불안해지자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2016년 홍콩H지수가 급락하며 ELS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증권사의 실적도 부진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의 자기매매(PI) 및 운용 순수익은 당시 40% 이상 줄었다. ELS 운용 과정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투자여건의 급격한 악화로 ELS, PI, 대체투자 등 증권사의 운용관련 손익 전반의 위험이 고조되는 환경”이라며 “최근 코스닥 지수 급락은 사모펀드와 메자닌 시장 전반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우려돼 증권사의 기업금융(IB) 등 기타 수익원 또 한 동반 축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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