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더불어시민당 연대
총선 이후 ‘위성교섭단체’ 시사
공수처장 임명 등 도울 가능성
이해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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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4·15 총선 이후 열린민주당과의 연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결과) 우리가 의석이 제일 많지 않더라도 국회 상임위 등을 배분하는 원 구성하기 전까지 연합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의 후보를 내세운 열린민주당은 친문재인·친조국 인사들을 주축으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각을 세우며 지지층을 모으고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이 두 정당을 사실상의 ‘위성정당’으로 간주하고 향후 정국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이 대표는 “합당할 경우 (열린민주당은) 자기들 존재 자체가 상실되지 않냐”며 “그렇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계속 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당에 대해서도 “불과 몇 석만 얻어도 국고보조금도 나오고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열린민주당 측에 비례연합정당의 난립을 막기 위한 연대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출발이 다르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잘되지 않았다”며 “친한 사람 통해 내가 직접 제안했는데 독자적으로 하겠다고 해서 협상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더불어시민당과 친문·친조국 성향으로 특화된 열린민주당은 민주당 지지층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지지층 분열을 우려해 민주당 내에는 반감이 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그런 판정을 앞두고 미리 불출마 선언을 하신 분들 또는 경선에서 탈락된 분들이 그쪽 20명 예비후보 명단에 들어있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분파(分派)라는 점에서 총선 이후 연합·연대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양당에서 20명 이상 당선될 경우,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공수처장 임명을 앞두고 결집력이 커질 것으로 본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선거 과정에서는 다른 경로를 통하더라도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 문제를) 원만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으려면 (공동 교섭단체 등의) 그런 방법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법무부 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협회장 포함 위원 7명)를 구성할 때 여야 교섭단체는 각각 2명씩 4명의 위원을 추천하게 된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연합해 민주당의 ‘위성 교섭단체’로서의 역할을 해준다면 통합당-미래한국당 등 야당과의 후보 추천 대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도 이날 인터뷰에서 “검찰개혁 취지에 따른다면 총선 결과에 따라서 그렇게라도 하는 게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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