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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팬덤에 기댄 사익 추구” 열린민주당 향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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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호·문재인 지킴이’ 자처

자신들의 정치적 복권 도모

2020년 열린민주당 선거전략

2008년 ‘친박연대 데자뷔’ 지적

“정당정치 원칙 허물어” 거센 비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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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우당’을 자처하는 열린민주당의 ‘친조국·친문재인 마케팅’을 두고 선거를 희화화하고 정당정치 근본을 흔든다는 비판이 거세다. 2008년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키겠다며 등장한 ‘친박연대’의 판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당을 옮겨 비례대표로 출마한 행동을 두고선 ‘정권 수호’라는 명분을 내건 ‘사익 추구 정치’라는 쓴소리도 들려온다. 이들은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선명 여당’ 경쟁도 불사할 태세여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 “우리가 진짜 문재인·조국 지킴이” 열린민주당 비례후보들은 연일 앞다퉈 ‘조국 수호’ ‘문재인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며 4·15 총선 결과에 따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대윤과 소윤은 4·15 총선 뒤 어떤 모습을 보일까. 억울한 희생을 당했던 ‘조’는 명예회복을 하고 새로운 운명을 맞이할까”라고 물은 뒤 “4·15 총선이 결정한다”고 썼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끝까지 갈 것”이라며 ‘문재인 지킴이’를 자처했다. 그는 글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입,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황희석 전 법무부 검찰국장(인권국장의 오기로 보임)은 문 대통령의 칼”이라고 표현했다. 손혜원 의원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김정숙 여사의 친구’,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에 대해서는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선거 공약 입안자’라고 소개했다.

■ “특정 인물 수호 내건 제2의 친박연대” 신생 정당이 가치 대신 ‘특정 인물 수호’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2008년 총선 당시 등장한 ‘친박연대’와 유사하다는 비판이 많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이들이 하겠다는 검찰개혁은 민주당이 하겠다는 검찰개혁과 같다. 공통점을 거세하고 나면 남은 건 ‘조국 수호’라는 슬로건뿐이다. 특정인을 지키겠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복권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친박연대와 다를 바가 없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에 오래 몸담았거나, 집권세력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이들이 낙천 등을 이유로 당을 만들어 선거에 나서는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정당정치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당선돼야 조국과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는 열린민주당 후보들의 주장은 ‘내가 국회의원을 해야 한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의원을 하고 싶다면서 ‘정권수호’를 내걸고 출마하는 것에 누가 공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특정인의 팬덤에 기대어 정치적 복권과 입신을 성취하겠다는 ‘사익 추구’ 행위일 뿐이란 지적이다.

민주당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19 잘 극복해서 집권 능력을 평가받겠다’는 구도를 열린민주당이 교란하고 있다. 지역구 후보들 득표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열린민주당이 가져가는 의석만큼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으로 파견한 비례대표 후보들의 당선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도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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