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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SK·GS 등 AA급 회사채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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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조달 비상 ◆

매일경제

단기 자금시장의 자금 순환이 꼬이면서 회사채 발행시장까지 덩달아 얼어붙고 있다. 당장 다음달 만기를 앞둔 SK, LG, GS 등 대부분 대기업이 발행 시기를 확정 짓지 못하는 상황이다. 내로라하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만기 3년 이상인 회사채(크레디트물)에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주간사로 참여하는 증권사도 불확실한 시장 상황 때문에 회사채 인수에 소극적이다. 이달 말 발행되는 대한항공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사실상 미매각이 확실시돼 이를 떠안는 증권사의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머티리얼즈(A+), (주)GS(AA0), LG CNS(AA-) 등은 다음달 공모 회사채 발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 3곳은 갚아야 할 회사채 만기가 다음달 돌아오지만 차환(회사채를 발행해서 갚는 것) 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SK에너지(AA+)와 하이트진로(A0) 역시 주간사만 확정했을 뿐 발행 작업을 진행하고 못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그룹 중에서는 롯데푸드(AA0)만이 다음달 3일 수요예측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칠성(AA0) 또한 다음달 말 회사채 발행을 위해 공모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롯데푸드가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으면 지주사 차원에서 발행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 대기업 자금 담당자는 "지금 수요예측에 나서봤자 미매각될 것이 뻔해 거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현금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발행에 소극적인 것은 장단기 자금조달처인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이 마비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중자금이 국고채 등 안전자산에 쏠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회사채와 CP 금리는 지난 18일부터 나란히 급등하고 있다. 사는 사람이 없어 채권값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낮췄음에도 사겠다는 기관투자가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달 30일 납입을 목표로 투자자를 모집 중인 대한항공 ABS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9일 대한항공은 증권사 6곳과 KDB산업은행을 주간사로 선정해 6000억원 규모 ABS 발행을 준비 중이다. 장래에 항공권을 판매해 벌어들일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하는 구조다.

하지만 현재까지 주간사단이 시장에서 확보한 청약자금은 100억원에 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주간사단이 발행 물량의 90% 이상을 인수해 떠안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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