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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단독] 교육부 손못대는 한국과학영재학교, 나홀로 개학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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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대학처럼 온라인 원격수업

"한과영은 KAIST 부설, 교과 과정 달라"

교육부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할

중앙일보

코로나 사태로 전국 초ㆍ중ㆍ고 개학 연기 와중에도 부산 부산진구 한국과학영재학교가 23일 개학을 강행했다.기숙사는 여전히 운영하지 않고, 대학처럼 온라인 원격수업 형태이지만, 외국인학생 39명은 학교에서 교실 수업을 실시했다.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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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6개 과학영재고등학교의 원조격인 한국과학영재학교가 23일 개학을 강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초ㆍ중ㆍ고교가 전부 개학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첫 개학이라 대학 입학 준비와 교육기회 형평성 차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한국과학영재학교가 그간 세 차례 미뤄왔던 2020학년 1학기 정규수업을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당분간 대학처럼 인터넷을 통한 원격 수업 형태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원래 다른 고교보다 1주일 앞선 2월24일에 1학기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3월5일, 9일, 23일로 개학을 연기해왔다.

4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은 각자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고교 수업에 참여한다. 전원이 함께 생활해 왔던 기숙사는 폐쇄됐다. 예외는 있다. 정원의 10%가량인 외국인 고교생(39명)들이다. 이들은 겨울방학을 마치고 한 달 전 이미 복귀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 중 신입생 12명은 개학 첫날인 23일 오리엔테이션 차원에서 원격학습이 아닌 대면(對面) 수업을 받았다. 이들은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ㆍ러시아에서 선발된 과학영재급 고교생이다.

중앙일보

코로나 시태로 전국 초ㆍ중ㆍ고 개학 연기 와중에도 부산 부산진구 한국과학영재학교가 23일 개학을 강행했다.기숙사는 여전히 운영하지 않고, 대학처럼 온라인 원격수업 형태이지만, 외국인학생 39명은 학교에서 교실 수업을 실시했다.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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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영재학교는 학교의 특수성 때문에 개학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김훈 한국과학영재학교 교감은 “어렵게 영입해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 고교생들이 한 달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쉬고 있어 이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학생들도 여름방학 때 2주간 운영하는 과제탐구 활동(R&E:Research and Education) 프로그램 등 대학과 함께하는 교육과정, 3D프린터를 이용해야 하는창의설계 과정 등 반드시 이수해야 할 수업이 있어 개학을 더는 연기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교육부에서는 학습기회 형평성 논란을 우려하면서도 우리 학교의 온라인 개강 취지에 대해서 공감했다”며 “어차피 일반 고교는 물론 다른 영재고교ㆍ과학고 등과도 교과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은 양해각서(MOU)를 맺은 KAISTㆍ포스텍(포항공대)에 수시 일반전형을 통해 입학하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을 얘기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개학을 강행할 수 있는 이유는, 교육부 관할 학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2003년 설립된 한국영재학교는 현재 KAIST 부설로 되어있으며, 교육부가 아닌 과기정통부가 관할하는 전국 유일의 고교다. 교육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교육 프로그램과 교과일정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과학영재학교는 이공계를 지원하는 중학생들이 지원하는 고교 중 사실상 최고 수준의 학교다. 과학 관련 고교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외에 서울과학고와 경기과학고 등 전국에 6개 과학영재학교와 한성과학고 등 20개 과학고가 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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