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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사재기 심해 배 고팠다…동양인 폭행 소식에 외출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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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입국 유학생이 전한 "지금 미국에선…"

뉴스1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진자 수가 3만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21일(현지시간)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마트 진열대가 사재기한 시민들로 텅 비어있다.(독자제공)2020.3.23/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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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재기가 심해 한끼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23일 오후 2시 21분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나이티드 항공(UA893)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다윤씨(가명·23·여)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친구와 함께 거주하는 김씨는 3년차 유학생이다.

김씨는 지난 1월 말 유학생활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지만, 약 2달여만에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 왔다.

김씨는 뉴스1 취재진에게 "한국으로 돌아와 너무 기쁘다"면서 "그동안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몇일전 마트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미국은 사재기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사재기로 인해 마트가 텅 비어 있어 놀랐다"면서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하지 못해 힘들었고, 배달을 시키려 해도 모두 매진돼 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1주전 빵을 사 놓은게 있어서 친구와 함께 한끼에서 두끼 그것도 빵 조각을 나눠 먹으며 버텼다"며 "집에가서 식사를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식당에 가서 사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배가 고파도 나갈 수 없었다. 동양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한 동양인 남성이 길거리에서 미국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서워 밖에 나가지 못했다"며 "그날은 먹을 것을 구하려 나가보려 했지만 무서워 친구와 함께 나가지 못하고 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미국에서 독감으로 인해 워낙 많은 사람이 죽어서인지 몰라도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고도 했다.

또 다른 유학생 이진수씨(가명·남·26)는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일본을 경유해 한국으로 입국하려 했지만 비행편이 취소돼 다른 편을 이용, 36시간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고 했다.

이씨는 "학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학교가 휴교를 결정하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입국하게 됐다"며 "미국에 더 있고 싶어도 일단 먹을 것이 없고, 식료품 값도 많이 올라 귀국했다"고 말했다.

뉴스1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진자 수가 3만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21일(현지시간)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한인마트 입장을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다.(독자제공)2020.3.23/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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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칠레 등 남미 여행을 갔다가 귀국한 이진명씨(가명·39·여)는 "2월초 칠레에 있을때만해도 코로나19가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지만, 최근엔 국경 상황등이 급변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남미 국가간 국경 봉쇄를 하루전에 발표하기도 하고, 아니면 그날 발표해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면서 "남미 여행을 온 사람끼리 모인 단톡방에서 모두 귀국을 결정해 서둘러 귀국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의 시스템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CSSE)에 따르면 23일 오전 1시(동부시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5211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3위다.

확진자는 동부 뉴욕주에서 1만5000명 이상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중심 뉴욕시에서만 확진자가 1만명 이상 발생했다.

앞서 존스홉킨스대 CSSE는 21일 기준 확진자를 2만5500명으로 집계했다. 불과 하루 사이 확진자가 9700명 넘게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사망자는 미국 전역에서 471명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코로나 19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를 '주요 재난'(major disaster) 지역으로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난 지역을 선포한 것은 뉴욕주와 워싱턴주에 이어 캘리포니아가 세 번째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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