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들 "너도 n번방 가입자 아니냐" 의심에 해명
#. 외국 친구들과의 연락 및 각종 할인 정보를 얻기 위해 텔레그램을 사용 중인 A씨는 최근 지인들로부터 "너도 'n번방'을 본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천지가 아니냐"는 오해에 이어 텔레그램 사용자를 모두 n번방 가해자로 보는 시선이 왠지 억울하게 느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텔레그램이 일순 도마 위에 올랐다. 정확히는 텔레그램을 통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성범죄를 저지른 n번방의 가해자들이 텔레그램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동시에 기존 가입자들은 난데 없는 의심의 눈초리에 지인들에게 해명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텔레그램은 독일에서 비영리 프로젝트로 개발된 메신저다. 사람들의 기부로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메시지 회수(보낸 메시지를 상대방이 읽기 전 삭제)가 불가능하던 때에 '사이버 망명'을 주도하기도 했다.
사이버 망명이란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가상공간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의 서버를 국내에서 해외로 옮기는 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국가기관의 사이버 검열을 피해 카카오톡(국내)을 사용하다가 텔레그램(독일)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실제 국회의원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보안'을 이유로 텔레그램을 사용 중이다. 국내 수사기관들이 카카오톡 등 메신저 내용을 검열하는 가운데 텔레그램은 이 같은 감시를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텔레그램도 '디지털 포렌식' 작업으로 복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PC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 또는 인터넷 상에 남아 있는 정보를 수집·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A씨는 "텔레그램 사용자를 신천지 또는 n번방 가해자로 무조건 몰아가지 않았으면 한다"며 "악용한 이들이 모두 적발돼 사용 환경이 깨끗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신종 디지털 성 착취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노경조 기자 felizk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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