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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N번방’ 누가 만들었나…성 착취물 대화방 원조 ‘갓갓’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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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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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여성들의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유포한 ‘N번방’을 만든 주범으로 알려진 이른바 ‘갓갓’을 경찰이 쫓고 있다. N번방은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19일 구속된 ‘박사’ 조모 씨(26)가 만든 ‘박사방’의 원조다.

●성 착취물 대화방의 원조 ‘갓갓’

경찰청은 23일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갓갓이란 별명을 가진 인물을 추적하고 있다”며 “갓갓을 제외한 N번방과 관련한 공범 등은 상당수 검거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시초 격인 N번방은 갓갓이란 별명을 쓰는 인물이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당시 이런 대화방을 1~8번까지 만들었다고 해서 N번방이라고 불렀다.

아직 갓갓은 별명 외에는 별다른 인적사항이 밝혀지질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차명이나 익명 등이 횡행해 인터넷(IP)주소가 나와도 막상 조사하면 다를 수도 있다. 아직 특정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N번방과 박사방에서 영상 등을 다운받은 이용자도 수사하고 있다. 현행법상 아동 성 착취물은 소지만 해도 처벌이 가능하다. 문제는 성인이 등장하는 불법 촬영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한 이용자는 뚜렷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런 이용자들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만큼 ‘영상을 넘겨봐’ 등 의사 표현을 했을 경우 방조죄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여성단체는 이런 이용자들이 중복 인원을 포함해 26만 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아동과 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며 “정부가 영상물 삭제는 물론 법률·의료 상담 등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조 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얼굴과 이름 등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누리꾼 신상털이로 또 다른 피해 양산

N번방 사건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또 다른 분란도 일으켰다. 누리꾼들이 무분별한 ‘신상털이’에 나섰다가 사건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반인이 가해자로 잘못 알려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최근 트위터에는 N번방 관련자들의 신상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는 계정이 등장했다. 21일 이 계정에선 “텔레그램 ‘N번방’을 이용한 20대 남성을 찾았다”는 글과 함께 A 씨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이후 이 사진 등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하지만 A 씨는 N번방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반인이었다. 이후 해당 트위터 계정은 “이용자의 사진 등이 도용됐다는 게 증명됐다”며 잘못 신상을 유포했음을 인정하는 글을 올렸다. 지금까지 올린 가해자들이라고 공개한 신상도 모두 삭제했다.

이 계정을 운영하던 누리꾼은 23일 다시 “일반인 신상을 올리는 건 잘못된 것이고 그 문제가 심각해지면 화살이 제게 올 수 있다는 걸 안다”며 “앞으로는 가해자가 분명한 사람의 신상만 올리겠다”고 적었다. 이 트위터 계정에는 N번방과 관련해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청원을 독려하는 게시물도 올라와있다.

또 다른 N번방 이용자로 지목된 B 씨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B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난 가해자가 아니다. 누군가 사칭해서 일을 이렇게 만들었다”며 “나는 물론 주변사람들도 너무 힘들어한다”는 글을 올렸다.

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김소영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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