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을 출마 김용태 의원 인터뷰
박영선 장관 지역구, 2004년 이후 민주당
文 ‘복심’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과 대결
金 “民, 숙원 도심 철도 문제 해결도 안 해”
과거 지역구 3선 ‘민원인의 날’ 3만 명 만나
“철도 위에 교육·오피스·문화 중심지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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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을 만나기 위해 23일 오전 구로구청 앞 선거사무소에 갔다. 김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구로구을 지역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집단 감염증이 발발한 곳이다. 거리가 썰렁했다. 선거사무소 1층 상가가 텅 비었다. 가게 전면에 떡집은 폐업, 사진관은 이전했다고 붙여놨다. 프랜차이즈 커피숍도 노트북을 들고 공부하는 한 명만 보였다.
3층 사무소에 앉아 있으니 김 의원이 인터뷰시간을 겨우 맞춰 빠듯하게 뛰어 올라왔다. 그러고는 곧장 찾아온 지역민들에게 인사했다. 90도로 숙여 “잘 알아보겠습니다”하고는 “재건축과 관련해 지역민들의 말씀을 듣느라 늦어서 죄송하다”고 했다.
일단 눈에 띈 것부터 물었다. 선거사무소 한쪽 벽에 웬 파일 묶음이 책장을 빽빽하게 채워놨다. 마지막이 ‘제 198차 민원인의 날’ 파일이었다. 사실 김 의원을 만나기 전에 몰래 열어봤다. △상담 기초사항 △상담내용 등으로 분류해 ‘000로에 조성할 때 간판을 (시청에서) 못하게 해···로 써 있고 뒤 페이지 있는 △조치사항도 빼곡했다.
김 의원은 “(소개하자면) 양천에서 3선 하면서 10년 동안 한 달에 두 번씩 ‘민원인의 날’ 해서 지금까지 총 1만 5,000건, 3만 명을 만나서 사연 듣고 해결하기 위해 뛰어 다닌 것을 기록했다”며 “제가 과거 민주당 초강세 지역인 양천구을에서 3선을 한 원동력이다. 민원의 날을 구로을에서도 계속해야 하는 필요성과 저의 의지가 지금도 넘쳐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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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4·15 총선에 나선 구로구을은 2004년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2008년 이후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이 내리 3선을 하며 16년 동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다. 험지 중의 험지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다 안 높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통합당이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이라며 “(감염병 유행으로)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교감하고 생각과 비전을 말씀드리는데 한계가 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고 악전고투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비운 이 지역구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왔다. 김 의원은 윤 전 실장에 대해 “민주당이 16년 간 구로구가 서울의 다른 구보다 주거, 교육, 문화 등 정주환경이 어떻게 나아졌는지 무엇을 해줬는지를 답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선 “구로구의 가장 큰 숙원 사업인 도심을 가르는 철도 문제를 해결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1974년 구로1동에 철도차량기지가 들어섰다. 철도가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어 주변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 비산먼지 등 불편을 호소하며 차량기지 이전을 요구해왔다. 김 의원은 “철도가 도심을 가로지르니 주변이 슬럼화되고 그야 말로 구로에게는 고통과 불행의 씨앗이자 시작”이라고 말했다.
철도기지창을 경기도 광명으로 이전할 계획까지 나왔지만 진행은 더디다. 김 의원은 “주민들에게는 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설명하고 다니던데 내가 알기 로는 그런 일이 없다”며 “서울시와 정부에서 반대하니 어렵다고, 안 된다고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내 첫 공약이 철도를 땅에 묻든지 위로 덮어서 위에는 상업, 오피스, 문화컴플렉스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며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서 코레일과 함께 민자 유치를 하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를 안 끝내면 구로의 발전은 요원하다”며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되는 방법으로 만들어서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천구에 있을 때 그렇게 안된다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성공했고 6곳 지정된 뉴타운도 4곳은 입주 완료, 2곳은 입주를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과감하게 재건축과 재개발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의 틀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주거 환경이 나쁘면 덩달아서 교육, 문화, 경제 환경도 나빠지고 주택은 노후화되고 집값은 떨어지고 정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오는 게 아니라 잠시 왔다가 간다”고 말했다. 철도 문제를 해결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해 서울 다른 구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로를 상업·오피스·문화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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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실장과 민주당이 내세운 도시 개발 계획으로는 구로을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주거 환경은 겉포장만 바꾸는 ‘도시재생’으로는 어림없는 소리”라며 “과감하게 재건축, 재개발할 곳을 하고 그래서 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게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실장이 구로에 나왔으면 지난 16년 동안 민주당이 당선되며 서울에서 잘 살게 되었는지, 다른 구보다 주거환경이 좋아졌는지, 교육, 문화, 환경이 좋아졌는지 설명부터 해야 한다”며 “(설명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안 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구로구민들에게 국정 실패에 대해 책임부터 말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민심을 들으면 일단 먹고 살기 힘들다, 정말 죽을 지경이다는 말씀은 이구동성”이라며 “지난 3년 간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하면서 실무를 총괄했는데 내세운 경제, 공정과 정의, 국민통합에서 잘한 게 무엇인지 말을 해보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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