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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달 2兆 이상 순매도, 개미들 울리는 기관發 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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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주식현물 대비 선물 저평가로 '현물 팔고 선물 사는' 패턴 지속... 백워데이션 심화 탓]

머니투데이

 국내 증시가 또 다시 급락 마감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 거래일 대비 코스피 83.69p(5.34%) 하락한 1482.46, 원/달러 환율 20원 오른 1266.5원, 코스닥 23.99p(5.13%) 내린 443.76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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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세가 지속되면서 증시 수급환경을 악화시키는 한 주체로 기관이 지목되고 있다.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 부문에서 주로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물량이 현물 가격 대비 선물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차익거래 때문이라고 지목한다. 향후 시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보니 현물 대비 선물의 가격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매도차익거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6거래일간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0조7371억원을, 기관은 141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 부문만 떼서 봤을 때 이달 들어 16거래일간 순매도 규모는 2조2392억원으로 껑충 뛴다. 외국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달 급락장세에서 낙폭을 키운 주 요인으로 지목될 만하다.

그런데 선물시장에서 이들 금융투자는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코스피200 선물을 2797억원, 코스피200 지수선물을 1조903억원 등 코스피200 지수와 연계돼 있는 선물을 1조37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현물 시장에서는 매물을 쏟아내고 선물 시장에서는 사들이는 현상이다. 매도차익거래의 전형이 나타난 것이다. 아직 23일 거래규모는 거래소 통계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날 정규장에서 금융투자는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피200 미니선물을 각각 3772억원, 1101억원씩 총 4703억원을 더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투자주체는 크게 개인과 외국인, 기관으로 나뉘는데 기관에는 연기금, 은행, 보험, 공모펀드, 사모펀드 등이 포함돼 있다. 기관의 한 세부분류 중 하나가 바로 금융투자로 여기에는 국내 증권·선물사 고유재산 운용계좌 등이 해당한다. 이들 금융투자는 유동성 공급자로서 증시에 상장돼 있는 개별 종목이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의 상품 등이 원활히 거래되도록 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유동성 공급자는 거래 수수료가 면제돼 현·선물 연계거래를 활발히 수행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급락장세 속에서 이상 가격이 나타날 때 현·선물 연계 차익거래가 활발히 일어난다"며 "현물 시세보다 선물 시세가 낮은 백워데이션 현상이 이어지면서 현물은 팔고 선물은 사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유독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 부문에서의 매물이 많이 나오는 이유로는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하는 금융투자업자는 거래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보다 부담 없이 차익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들어 16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은 현상이 이어졌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200 지수선물 6월물은 199.40으로 코스피200 지수 현물 종가인 201.87에 비해 2.47포인트 더 낮았다. 6월 만기일에 코스피200지수가 현 수준보다 낮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물 저평가가 심화로 금융투자 쪽에서 매도차익거래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코스피200지수 미니선물과 현물 거래가 상반되는 현상이 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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