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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올해 만기 도래하는 CP 규모가 커 부담을 더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CP 는 19조3000억원이고 그중 A2- 등급 이하는 7조3000억원이다. 2008년에 비해 채권시장이 잔액기준 3배 가량 커진 탓에 CP시장도 그만큼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3월말 실적발표와 주주총회가 있기 때문에 발행을 안하고 4월로 미뤄서 발행이 주로 이뤄지게 된다"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안정펀드를 통해 얼마만큼의 유동성이 시기 적절하게 공급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CP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자금도 증발되고 있다. MMF는 지난 3월 16~19일 4600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형 펀드(6500억원)에 비해선 적지만 주식형 펀드(200억원)의 수십배에 달한다. 2월엔 채권 주식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MMF로 몰리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제 단기금융 시장에서도 유출되고 있다.
단기자금 증발이 위험한 이유는 기업 줄도산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엔 CP금리가 7월말 6%에서 10월말 7.25%로 서서히 상승했다. 당국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지난 3월 20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을 소집했다.
이에 당국의 '강력한'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신용경색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만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CP시장 리스크가 부각되는 건 장기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며 "이들이 CP를 발행하지 못하게 되면 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가게되고 기업 부도율이 올라가면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CP를 매입하고 국내에서도 채안펀드를 조성하기 때문에 이번주 내 CP는 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러나 기업이 단기 자금조달은 넘기더라도 장기적 측면에서 실적이 안나오고 현금흐름이 꼬이는 상황에서 일반 회사채 스프레드를 영향을 주게된다. 결론적으로 유동성 리스크는 낮아질 수 있는데 신용 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MMF나 CP 매입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이 소집한 회의에서 증권사들은 미국식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지원창구'(MMLF, Money Market Mutual Fund Liquidity Facility) 도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은 CP 매입을 전용으로하는 CPFF와 MMF를 담보로 인정해 대출해주는 MMLF를 설치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문제는 국내에서 여건상 기구 설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은법상 국채나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보증한 유가증권만 공개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다. 이밖엔 금융통화위원회 동의를 얻어 사고 팔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신용보강이 따로 되지 않는 이상 어렵다. 연준도 CPFF를 설치할 때 재무부로부터 지원을 받았는데 그런 경우면 가능할지 몰라도 (한은이) 위험자산을 매입하긴 쉽지 않다"고 전했다.
lovus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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