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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통화스와프 약발 다했나…코스피 1480·원화값 1260원대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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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의 '약발'이 벌써 끝난 걸까. 23일 국내 금융시장에선 주가와 원화 가치, 채권값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코스피는 1500선이 무너졌고, 원화값은 달러당 1260원대로 미끄러졌다. 지난 주말 글로벌 시장에 쌓였던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여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3.69포인트(5.34%) 내린 1482.46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엔 1458.41(-6.88%)까지 밀렸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각각 6400억원, 36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92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23.99포인트(5.13%) 내린 443.76으로 마쳤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선 장 초반 선물 가격 급락으로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 넘게 떨어졌다.

중앙일보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3.69포인트(5.34%) 내린 1482.46에 마감했다.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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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 심리 여전…금값은 상승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해 3만명을 넘어선 데다, 미국의 2조 달러(약 249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의회 반대에 막힌 게 악재가 됐다. 이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4~5% 급락하며 출발한 점도 영향을 줬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공포 심리가 여전하고,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경기 위축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환·채권 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20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126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안전자산인 '달러 사재기'가 영향을 미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과 경제 활동 중단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스와프 거래 확대에 따른 달러 불안 완화, 국내 외환 당국의 시장 관리로 1300원은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값도 일제히 하락(금리 상승)했다. 시장 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6%포인트 오른 연 1.153%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10년물도 연 1.718%로 0.107%포인트 올랐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했다.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1.5% 오른 6만960원에 마쳤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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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각국 경제지표 줄줄이 나와



단기 고비는 이번 주가 될 전망이다. 24일 미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서비스업 PMI 속보치가 발표되고, 일본과 유럽에서도 제조업 PMI가 나온다. 26일에는 미국에서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발표된다. 대체로 비관적 전망이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50만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경제가 사실상 마비됐음을 보여준다"며 "달러 유동성 경색 완화 여부와 변동성 지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시장 급락의 원인인 전염병 확산과 기업 신용 경색 우려를 완화하는 두 가지 신호가 확인돼야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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