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대한항공 주주총회를 코 앞에 두고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필요성을 직접 강조해 눈길을 끈다. 조 전 부사장이 올해 1월 KCGI와 반도건설과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한 이후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미 5년전 (땅콩회항) 문제로 회사 일을 그만두고 오너 경영에 한계를 느꼈다. 그러다 부친 별세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할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조 전 부사장이 말한 5년 전이란 구체적으로 땅콩 회항 사건 당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일보는 조 전 부사장이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땅콩회항)'이라고 첨부해 '5년 전'이라는 표현이 '땅콩 회항'을 뜻함을 나타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발 인천행 대한항공 항공기 1등석에 탑승해 기내 서비스(땅콩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화를 내다가 승무원을 강제로 내리게 하기 위해 항공기를 되돌렸다.
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조 전 부사장은 기소됐고 2017년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유죄를 확정 받았다.
이와함께 2019년 4월에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런 숙환으로 별세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 일련의 중대한 상황들을 거치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힌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그러면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주주로 남는다고 해도 자문역을 하든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너경영은 아니지만 한진그룹 경영에 일정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는 분명히 드러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분쟁의 단초는 현 경영진으로부터 촉발됐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다들 한진그룹에서 오래 일했고 개인적으로는 훌륭한 분들"이라며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고 계속 버티며 남아 누리고 싶어 하는 상황이 이 위기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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