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 건수의 72.4%…‘준전세 감소’로 월세 비중은 줄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전세 비중이 증가한 반면 월세 비중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급등하자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성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월세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이 증가해 공급 감소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23일 부동산114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월세 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세 비중은 72.4%(12만5071건)로 집계됐다. 2015년 65.3%(10만2630건)로 저점을 찍은 전세 비중은 2016년 65.5%, 2017년 67.9%, 2018년 71.5% 등 꾸준히 거래가 늘고 있다. 반면 월세 거래 비중은 줄고 있다. 2015년만 해도 34.7%였던 월세 거래 비중은 2017년 32.1%를 거쳐 지난해에는 27.6%로 주저앉았다.
월세 비중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준전세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이상으로 ‘반전세’로도 부른다. 보증금이 크다보니 전세로 전환하기 쉬운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탄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의 준전세 거래 비중은 2016년 50.1%(2만6964건)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7년 42.9%, 2018년 40.6%로 낮아지더니 지난해에는 38.7%(1만8485건)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전셋값은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사상 초유의 0%대 기준금리 시대를 맞아 대출을 받아서 전세로 갈아타려는 월세 세입자뿐 아니라 대출규제와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당분간 매매를 미루고 눌러앉는 세입자까지 더해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집주인들은 낮은 은행 이자 때문에 수익률이 나은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전년과 비슷한 4만여 가구지만 양도소득세 비과세 거주요건 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도 상당할 것”이라며 “전셋값 급등이 예상되는 만큼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서민 가계부담 가중을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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