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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별·꽃 마주한 도예가 부부의 '희망가' 남편은 분청사기·아내는 투각 백자 작품에 집중
김진규 은소영 작가 부부[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2006년 진천군 문백면에 12만㎡ 규모로 조성된 진천공예마을.이 곳에는 현재 도자기, 목공예, 천연염색, 회화, 금속, 한지공예 등 다양한 분야 25명의 작가들이 둥지를 틀고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작가의 개성을 담은 집이자 작업실들이 모여 운치는 더하고 있는 진천공예마을 '진도예 공방'의 김진규(47세), 은소영(37세) 부부는 작가로서, 남편과 아내로서 아름다운 교집합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 작가는 우리나라 전통의 도자기인 분청사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하는 작업에, 은 작가는 백자에 조각을 더하는 투각 백자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햇살이 노랗게 내려앉은 봄날, 한 공간에서 서로 다른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이들 부부의 공방을 찾았다.
#선천적 청각장애 남편에게 아내는 무지개다리 10살 터울인 김진규, 은소영 부부는 둘 다 홍익대 출신이지만 학번 차이가 크게 나다보니 학교는 같이 다닌 적이 없다.
다른 선배를 통해 서로 알게 되었고, 조언을 구하고 도와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다.
선천적 청각장애를 가진 김 작가에게 은 작가는 세상을 이어주는 무지개 다리이자 새로운 기쁨을 알게 해 준 빛과 같은 존재다.
또 은 작가에게 김 작가는 순수함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2006년 김 작가가 작업장을 차리기 위해 적당한 곳을 알아보다가 진천공예마을 입주 모집을 알게 되어 들어오게 됐고, 은 작가는 2016년 결혼을 하면서 정착하게 됐다.
결혼 5년 차인 이들 부부는 진천공예마을 작가들도 특별히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콩깍지 부부다.
#20여년간 전통 분청사기에 집중하고 있는 남편 남편 김진규 작가는 20여년 동안 꾸준히 우리나라 전통의 도자기인 분청사기 인화문에 집중해 오고 있다.
그는 꽃, 물고기, 나비, 나무 등을 분청도자 위에 표현해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소박하고 친근하게 담아낸다.
인화기법은 문양이 새겨진 도장을 빈틈없이 찍고 흰색 분장토를 바르고, 굽칼로 실수없이 긁어내야 하는 몰입과 인내의 작업이다.
지금까지 50여 가지의 인화도장을 제작한 그는 정성을 다해 완벽한 작업과정을 거치는 인화기법에 큰 성취감과 매력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인화 분청에 여러가지 색의 분장토를 사용한 '일상이 꽃이다' 는 삶의 기쁨이 오롯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재료적인 면에서도 아내인 은 작가가 사용하는 수금이나 안료 등을 접목해 현대미를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은소영 작품#투각백자로 현대적인 공간감 만들고 있는 아내 부인 은소영 작가는 여러 기물을 겹쳐 만드는 투각백자로 독특하면서도 현대적인 공간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녀는 도예가로서의 일상이나 여행, 요가 동작 등 자신의 삶을 소재로 전통의 아름다움을 도자에 표현하고 있다.
은 작가의 최근 작품인 '월하풍경'에는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온 작가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
달빛 아래 차, 커피를 마시거나 반려동물들과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장면이 따뜻하게 등장하게 하고 있다.
특히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성을 살린 커피웨어 '달빛여행'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는데 진천공예마을에서 신혼생활 하면서 행복을 찾고, 작가로서의 작업도 차분히 이루어가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반영하듯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부로도, 작가로도 궁합이 잘 맞는 두 사람 이들 부부는 "진천공예마을은 자연과 어우러진 곳이면서도 마을로 형성되어 있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이들 부부에게 진천은 나무와 꽃, 해와 달 그리고 별, 비와 바람 등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김 작가는 작품의 소재로 대부분 꽃, 나무, 풀 등을 사용한다.
은 작가 또한 서울에 있을 때는 복잡한 형태의 내용들이 작품 속에 조각되었는데, 진천에 내려온 이후부터는 더 편안하고 단순한 형태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외로움이 작업의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지금 이 곳에서는 두 사람의 작업하는 모습 또한 평화롭다.
앞으로 김 작가는 더 단순화된 형태와 문양을 가지고 더 깊이있는 분청사기 작품에 탄생시킬 생각이며, 은 작가는 조형작업과 실용작품을 구분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물론 부부가 둘 다 전업작가이다 보니 작가로서 느끼는 경제적인 불안감도 있지만 지금처럼 서로 의지하고 응원하며 작업을 지속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고 있다.
그리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이 곳 진천에서 작가로서의 삶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사랑의 선물'인 아기와 꿈꾸는 새로운 희망 지난해 말 부부는 사랑스런 딸도 얻었다.
아기가 이제 백일이라서 현재는 모든 생활패턴이 아기에게 맞춰져 있다.
김 작가는 보통 오전에는 집안일을 돕고 오후에 작업을 시작해 새벽 2~3시까지 자신만의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은 작가는 아기가 너무 어려 잠시 작업을 쉬고 아이 돌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두 사람은 아이에게도 자연 속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 위대하고 큰 희생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삶이 오롯이 녹아져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고 배우고 변화되는 저희들의 모습이 분명 작업에도 드러나겠죠." 하나에서 둘이 되고, 둘에서 셋이 된 김진규·은소영 작가의 작품에 앞으로 어떤 삶의 이야기가 투영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그렇게 진천공예마을은 활성화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이 도예가 부부에게는 작은 소망을 이룰 꿈의 공간이자 새로운 행복을 꿈꾸게 하는 희망의 공간이 되고 있다.
김진규 도예가▶도예가 김진규는 1998년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하고 2001년 홍익대 일반대학원 도예과 석사를 마쳤다.
2010년 첫 개인전 '비움과 채움'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7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5년 한국생활도자 100인전, 2016년 한송예술인촌 초대 한일도자교류전, 2017년 청주젓가락페스티벌, 2017년 진천종박물관 기획초대전, 2018년 청주공예페어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또 2013년 제10회 대한민국도예공모전 특선, 2019년에는 제44회 충북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예가 은소영은 도예가 은소영는 2013년 홍익대 도예유리과를 졸업하고 2017년 홍익대 일반대학원 도예과를 졸업했다.
2015년 첫 개인전 '내 마음의 안식처', 2018년 제2회 개인전 '월하풍경'을 개최했으며, 2017년 중국 상위 국제도자레지던시 초대작가, 2018년 중국 제2회 마가요 문화페스티벌 초대, 2019년 제10회 디자인 아트페어, 2019년 핑크아트페어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또 2015년 제7회 에로티시즘 공모전 최우수상, 2017년 제12회 대한민국 도예공모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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