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김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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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돈맥경화'에 걸린 단기자금시장에 자금을 공급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나오면서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이다. 유동성 공급규모는 증권사 등 대상기관 자금수요를 확인한 후 확정한다.
한은은 오는 24일부터 한국증권금융 등 5개 비은행기관을 대상으로 RP매입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은은 우선 기일물(14일물·28일물) RP매입을 실시할 예정이다.
환매조건부채권이란 일정기간 후 재매입을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환매기간이 일주일이라면 발행자가 채권을 7일후 다시 사들이는 조건으로 매입을 하는 구조다. 만기가 도래하더라도 한은이 해당 채권을 재매입(롤오버)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은이 24일부터 시행하는 RP매입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 등 대상기관별 자금수요와 담보현황을 파악한 후 RP매입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며 "빠르면 오늘(23일) 늦어도 내일 아침에는 유동성 공급 규모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RP매입에 나선 것은 CP 등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신용경색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식과 채권가격 급락으로 증권사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도 한몫했다.
CP시장에서는 최근 증권사들이 보유한 물량이 쏟아지자 단기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발 증거금 납부(마진콜) 요구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ELS 발행액이 많았던 일부 증권사들은 빠져나간 증거금 만큼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중인 회사채를 매각했다. 대형 증권사 3곳에서 각각 1조원 규모의 마진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RP매입을 통해 수조원대 자금을 증권사와 CP 등 단기자금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CP시장과 증권사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것 같아 단기자금시장 지원을 원활히 하기위한 조치로 RP매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은은 현행 5개사인 RP대상 비은행기관을 통안증권 대상 증권사와 국고채전문딜러(PD)로 선정된 증권사 등으로 확대한다. 유동성 공급채널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RP대상증권도 일부 공기업 특수채까지 확대한다. 일부 공기업 특수채에는 토지주택공사 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공사와 공단이 발행한 채권이 포함된다. 한은 대출담보증권도 은행채와 일부 공기업 특수채까지 확대된다. 현재 한은은 △국채 △정부보증채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 △은행채 등을 RP 대상증권으로 정하고 있다.
RP대상 비은행기관과 대상증권 확대는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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