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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바닥 밑 지하실' 증시 또 무너졌다, "유가부터 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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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내일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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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례없는 패닉장세를 겪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91.66 포인트(5.85%) 하락한 1474.49를 나타내고 있다. (다중노출 촬영) 2020.3.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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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는 23일 또 다시 추락했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에 코스피가 1500선 중반대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그 뿐이었다. 지난 19일에 이어 또 다시 1500선이 무너졌다.

올 3월 들어 '바닥 밑에 지하실 있다'는 증권가의 오랜 격언이 맞아떨어지며 증시는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회사채 수급문제와 달러 경색에 유가급락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묶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유가가 다시 상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 2조 달러 규모 부양책, 의회통과 실패 소식에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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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샌프란시스코)=뉴스1 정진욱 기자 =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확진자 수가 3만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21일(현지시간)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마트 진열대가 사재기한 시민들로 텅 비어있다.(독자제공)2020.3.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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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83.69포인트(5.34%) 내린 1482.4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전일대비 23.99포인트(5.13%) 내린 443.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된 원인은 미국 상원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슈퍼 부양책'이 미국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늦은 오후 미국 상원에서 47-47의 찬성-반대으로 이번 슈퍼 부양책이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이날 선물가격이 크게 내렸고 코스피·코스닥에서 장 시작 30분도 되지 않아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이날 조치를 포함해 같은날 두 시장에서 사이드카 조치가 이뤄진 것은 올해만 4번째였다.


◇'하루짜리' 약발…원/달러 환율은 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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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2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안내판에 환율이 126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0.3.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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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0원(1.6%) 오른 126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일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날 장중 1281.7원까지 치솟으며 전거래일 하락분의 상당수를 되돌렸다.

안전자산인 달러수요가 급증하면서 원/달러 환율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패닉에 빠진 글로벌 금융시장이 현금확보에 사활을 걸면서다.

외국인들의 꾸준한 순매도 행렬도 환율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팔고 해외로 나가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생겨 원/달러 상승압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이달 4일)를 제외하고 20영업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총 14조198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이 사들인 12조8759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문제 해결 출발은 '유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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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8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2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리터당 1404원, 경유가 1208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0.3.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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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유가급락에 따른 미 셰일기업들의 부실 우려가 커지며 시장에 디폴트와 연쇄충격이 우려된다며 유가 상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해 기업들의 원유수요를 늘리는 것 또한 필수과제라고 덧붙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가 셰일오일 손익분기점의 절반이다 보니 셰일 업계 선두주자인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XY)는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문제에 더해 신용등급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주 무디스와 피치는 옥시덴털의 신용등급을 각각 정크등급인 Ba1과 BB+로 하향했다. 미국에서 BBB등급의 에너지기업 회사채 규모는 1422억달러인데 그중 옥시덴털의 비중은 24.4%"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분간 원유상승을 이끌 유인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유가책정에 주도권을 쥐길 원하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서는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돼 수요가 반등하는 시점에 극적합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금 러시아와 사우디가 감산을 하기로 극적합의를 하더라도 유가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들은 지금 (유가가 하락한)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며 "미국도 먼저 적극적으로 감산을 단행해 유가를 반등시킬 수도 있어 서로 전략적인 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는지 알 수 없고 수요도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이라 유가가 바닥을 쳤다고 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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