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한제 피하려던 11개 조합들, 5월 이후로 총회 연기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권화순 기자] [서울시 "상한제 관련 없는 총회는 막을 명분 없어"]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이명섭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재개발·재건축조합 및 조택조합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 연장'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국토부는 재개발·재건축조합 및 조택조합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관련 경과조치를 오는 7월 28일까지 3개월 연장하며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감염 및 사회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0.3.18/뉴스1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4월 내 일반분양을 계획했던 서울 정비사업 조합들이 모두 총회 일정을 5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한제 유예기간 3개월 연장을 결정한 정부의 취지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23일 서울시와 지방자치단체,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4월 내 분양을 서두르던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관리처분계획변경총회를 오는 5월 18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다음달까지 총회 열정을 잡은 재건축·재개발 조합을 모두 11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색7구역, 증산2구역, 수색6구역, 개포주공1단지, 신반포3차·경남 등이 있다. 둔촌주공 역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협의를 마친 후 4월 중 관리처분계획변경총회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반포3차·경남 등을 포함해 이달과 내달 관리처분계획변경총회를 계획했던 조합 11곳이 모두 일정을 미루기로 결정했다"며 "서울시 등에서 4월 중 추가로 총회를 잡은 곳은 더 없는지 파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조합은 앞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총회 장소를 실내에서 공사장·운동장 등 야외공간으로 변경하며 강행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 18일 정부의 상한제 연기 발표 후에도 예정대로 총회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최근 태도를 바꾼 것이다.

서울시가 각 자치구에 오는 5월 18일까지 재건축·재개발 조합 총회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영향이 크다. 시는 공문을 통해 '그럼에도 총회를 강행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고발 뿐만 아니라 행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각 구청도 해당 조합에 여러차례 총회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합 총회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분양가상한제와 관련 없는 조합 총회는 그대로 강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고덕주공2단지(고덕그라시움) 재건축 조합은 재산신고를 앞두고 이전고시를 하려면 일정이 촉박하다며 조합 총회를 강행했다. 같은날 개포시영아파트(개포래미안포레스트) 재건축 조합도 총회를 열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결정해야 할 사항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관련 총회는 국토부에서 총회를 열지 말라고 상한제를 연기해주기까지 했으니 금지할 명분이 있지만 상한제와 무관한 총회까지 전체 금지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조합의 형편에 따라 구청의 판단 하에 질병관리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 추진하라고 지시하는는 정도가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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