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초기 30명 환자 접촉자 2370명 분석
질병관리본부가 초기 확진환자 30명(1~30번)의 접촉자 2300여명을 분석한 결과 밀접 접촉자 중 가족간 2차 감염률은 7.56%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 접촉자로 분류된 가족 100명 중 8명꼴로 확진자가 나왔다는 얘기다. 일상 접촉과 비교하면 40배 수준으로 높다. 질본은 지난 13일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의학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했다.
1~30번 접촉자 2370명 분석해보니.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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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확진 판정을 받은 1~30번 환자의 접촉자 2370명을 분석한 결과 접촉자 중 총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0번 환자를 통한 2·3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발병률은 0.55%로, 200명 중 1명꼴로 2차 감염됐다는 얘기다.
18일 환자와 직원 등 7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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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률은 접촉 정도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 총 밀접접촉자 중 가족 내 접촉자는 119명으로, 이 중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률은 7.56%다.
가족내 감염의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6번과 15번 확진자다. 6번 환자는 3번 환자와 밥을 먹은 뒤 감염됐다. 이후 6번 환자는 아내(10번)와 아들(11번)에게 연쇄감염을 일으켰다. 6번 환자를 통한 지역 감염도 발생했다. 이후 교회를 통해 2명의 확진자(21번과 83번)에게 추가 감염을 일으킨 것이 확인됐다. 15번 환자의 경우 처제(21번)와 조카(32번)로 연쇄감염이 발생됐다.
30명의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 중 가족이 아닌 일상 접촉자는 2251명으로, 이들 중 확진자는 4명이 나왔다. 일상접촉에 의한 감염률은 0.18%로 집계됐다. 가족 접촉을 통한 2·3차 발병률이 일상 접촉 감염률보다 40배 가량 높았다.
대전 유성구보건소 정문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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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석은 가족이 2·3차 전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 집단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가족이야말로 밀접 접촉자가 될 수 있으며, 가장 고위험의 전파 집단”이라며 “코로나19는 2m 거리에서 15분 이상 접촉이 이뤄질 때 전파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상황은 가족이 틀림없다. 콜센터 직원 중에도 거주자나 가족 중에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유행 경로는 중국서도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초기 262명 확진환자를 분석한 결과 가족 감염 사례는 133건으로 절반(50.8%)을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확진자 12명의 밀접접촉자 445명을 능동감시한 결과 가족 감염(10.5%)이 일반 접촉자 감염(0.45%)보다 23배나 높았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초기 30명 환자 외 다른 지역 사회에서 2차 발병한 사례를 조사해보면 가족간 감염율이 10% 정도로 나온다”며 “가족이 제일 중요한 2차 전파자라는 점은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접촉자를 성별로 나눠 2차 감염률을 따져보면 남성(0.75%)이 여성(0.38%)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연령별로는 10대가 1.49%로 가장 감염률이 높았고 70대(1.1%), 50대(0.77%), 60대(0.73%), 50대(0.77%), 20대(0.62%)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접촉자를 분석한 결과는 처음이다. 특히 1~30번 환자를 분석해, 신천지 신도이자 대구 첫 환자인 31번 확진자가 등장한 뒤 신규 환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며 발생한 통계 착시 효과를 배제하고 접촉자 특성에 따른 감염률을 따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논문은 “이 보고서는 접촉자 추적이 초기 코로나 발병을 억제하는 데 매우 중요했음을 시사한다”며 “가족전파가 지역사회 내 2차 전파를 야기하는 주요 동인”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가족 감염에 대한 관리와 대비가 더 중요하게 됐다. 해외발 코로나19 확진자 유입이 늘면서 가족 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일상 접촉과 비교하면 가족 내 전파율이 높은 만큼 가족 감염을 차단해야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말하지만 가족 내 거리두기도 해야 하는 등 일상적 거리두기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집안에 만성질환이 있거나 60세 이상 고령 어르신이 있다면 가급적 긴밀한 접촉을 피하고 식사시간을 달리 하는 등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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