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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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국내 수출 실적이 두 달째 뜻밖의 '선방'을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여전히 감소세지만, 감소 폭은 줄었다. 정부는 이 같은 양호한 수출 실적의 원인을 기저효과(비교 시점에 따라 경제지표의 착시가 일어나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두 달째 이어진 반도체 수출 호조도 수출 증가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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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일 수출 10% 늘어
23일 관세청이 집계한 이달 1~20일까지의 수출금액은 306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4.5% 증가한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양호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한 해 전보다 휴일이 적어 수출 실적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이 -0.4%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11.7%)보다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주요 수출품을 중심으로 미국·중국·일본·유럽·베트남 등 대다수 국가에서 모두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의 수출 증가율은 20.3%에 달했다.
2019년 이후 수출 금액과 증가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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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에 반도체가 견인
통관 당국도 최근 수출 실적을 놓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코로나19 펜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교역이 위축한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를 기록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2~3월에는 코로나 사태를 겪지 않았는데도 올해보다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 국내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기 전반에 비관적 전망이 일었다. 수출 이외에도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기 지표가 모두 부진했다. 이 때문에 1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0.4%)를 찍었다.
올해 들어서는 한 해 전과 달리 반도체 가격이 올랐다. 지난 1월 D램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에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기저효과와 반도체 수출 등에 힘입어 이달 한 달간 수출액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전체 수출액도 소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분기 들어서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 이동 제한 등으로 생산이 본격적으로 줄면 한국의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재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수출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국내 수출 실적 하락을 완화해주고 있다"며 "2분기 수출은 중국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감에도 (코로나 확산에 따른) 선진국 경제의 타격이 커 다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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