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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오성급 호텔 마저…' 호텔업계, 코로나 장기화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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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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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고객 발길이 뚝 끊기며 중·소형 호텔뿐 아니라 유명 특급호텔마저 휘청이기 시작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감염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이어진 데다 이달 들어 WHO가 코로나 사태를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격상하면서 국내외 여행·비즈니스 수요가 급감하면서 숙박업계에서 휴업과 폐업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최근 서울 주요 호텔들의 객실이 텅 비면서 '개점휴업'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객실점유율(OCC)은 평소 60~70%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10~20%에 머물고 있다. 롯데호텔은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달 중순 이미 예약 취소 건수가 5만 건을 넘었다. 최근에는 객실점유율이 평균 20~30% 정도이고 주 중에는 10%까지 떨어진다. 코로나 사태 발생 전인 지난 1월만 해도 주말에는 '호캉스족'으로 '만실'에 가까운 투숙률을 기록했던 것과 극을 달리는 상황이다.

날로 높아지는 공실률로 수익이 바닥을 기면서 호텔업계 경영적자가 커지고 있다. 대면 서비스가 핵심인 호텔업은 업계 특성상 고용인원이 많고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장 융자 상환할 여력도 부족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코로나 사태에 따른 관광기금 융자금 상환유예 및 만기연장을 신청한 277개 업체의 상환유예를 결정했다. 이 중 호텔업체가 193개로 전체 상환유예 금액 561억 원의 83.5%인 468억 원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주3일 근무제, 유급휴직, 무급휴가까지 동원하며 위기 타개에 나섰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는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9일 여행업과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등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했지만 이런 지원도 업계의 줄도산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호텔들이 사실상 개점휴업을 하다 결국 임시 휴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라운파크호텔 명동과 호텔 스카이파크 명동 1~3호점, 스타즈호텔 명동 2호점, 라마다 동대문 등이 최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주 고객이었던 이들 호텔은 길게는 다음 달 말까지 영업을 중단한다.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인 트립닷컴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 10일까지 상품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국내 호텔이 100곳에 달했다고 밝혔다.

5성급 호텔들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최근 들어선 대형 특급호텔마저 휴업이나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특급호텔은 통상 OCC가 60~70%를 유지해야 수익을 내는데 사실상 신규예약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유통·관광 산업이 생존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한 바도 이 같은 업계현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그랜드 워커힐 서울을 23일부터 내달 22일까지 한 달간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5성급 특급호텔의 영업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경주에 있는 5성급 호텔 경주 힐튼도 이달 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호텔은 이달 19일부터 객실 운영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호텔체인 롯데호텔도 이달 초 프리미엄급 호텔인 이그제큐티브 타워의 임시 휴점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은 지난달 임원 급여를 3개월간 10% 반납기로 결정한 데 이어 호텔업계 최초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4월 한 달 동안엔 희망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시행한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한화호텔앤리조트(더플라자호텔)도 유급휴직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호텔신라는이달 초부터 자율적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긴커녕 전 세계적으로 악화하면서 특급호텔마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형 호텔뿐 아니라 대형호텔도 유급휴직 등 비용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워커힐 호텔의 결정은 동급 호텔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제 휴업은 호텔업계의 일상이다. 일단은 고육지책으로 버티고 있지만 머지않아 폐업하는 호텔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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