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매매 혐의' 증권사 애널 재판에 직속 상관 증인으로 부른다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 1호 사건

23일 서울남부지법서 2차 공판…검찰 측 증인 확정

4월27일 준법감시인, 5월25일 리서치센터장 출석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 작년 9월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H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한 후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 출범한 후 맡은 1호 사건 재판에 증권회사 임원들이 잇따라 증인으로 출석할 전망이다.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 408호 법정에서 형사12부(부장 오상용) 심리로 열린 H증권사 전 리서치센터 연구원 오모(39·구속기소)씨, 공범 이모(39·불구속 기소)씨 2차 공판에서 검찰 측은 주요 증인으로 H증권사 준법감시인 이모씨, 리서치센터장 조모씨 등을 지목하고, 차례로 법정에 불러 증언을 듣자고 했다. 이씨는 4월27일, 조씨는 5월25일 각각 출석하도록 통지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증인신문을 통해 일반적으로 리서치센터 연구원이 수행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오씨 등이 저지른 범행은 해당 업무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등을 증명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피고인 법률대리인들은 증인신문을 미룬 채 오씨 등 행위가 범죄 성립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4월27일 PT 발표를 예고했다. 오씨 측은 검찰 측이 제시한 다수 증거 중 주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 작성한 수사보고서 및 조서 등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씨 측은 검찰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해 반대신문을 준비하는 한편 오씨 등이 무죄임을 입증할 증인을 선별해 추후 증언대에 세운다는 방침이다. 일단 오씨 등에 유리한 진술을 할 동료 리서치센터 연구원을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 측은 공판 직후 장시간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오씨는 2016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자신이 작성한 조사분석자료(기업분석 보고서)에 기재된 추천 종목을 어머니 계좌로 (사전에) 매수하고, (해당 자료) 공표 후 주가 상승 시 매도해 4억3000만원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씨는 자신과 동료가 쓴 종목 리포트 핵심 내용을 미리 친구인 이씨에게 알려줘 해당 종목을 사들이게 했다가 리포트가 시장에 나온 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워 총 16억6000만원가량 매매차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운 대가로 현금과 체크카드 등 금품 6억원어치를 받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수재 등) 혐의도 받는다. 이 중 자신이 낸 리포트에 관한 7억6000만원상당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도 해당한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한편 재판부는 공범관계인 오씨와 이씨가 금품을 주고받은 행위가 특경가법상 수증재에 해당하는지를 판례에 비춰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