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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태어난 지 70일 된 아들 두고 대구근무 자원한 부산 소방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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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고향인 부산 이상흥 소방대원 "고향에 보탬 되고파"

연합뉴스

대구 달려간 부산 소방대원
[이상흥 소방대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부산에서 코로나19 환자이송 업무를 하던 금정소방서 산성 119안전센터 이상흥 소방교는 지난달 말 대구 파견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한걸음에 대구로 달려갔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곧장 돌아와야 했다.

이 소방교는 건강이 회복되자 1주일 뒤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대구 파견을 지원했다.

결혼 1년 6개월 차 신혼인 이 소방교는 태어난 지 70일밖에 안 된 아들이 눈에 아른거렸지만 망설임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대구에서 산 이 소방교는 고향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

이 소방교는 "고향 대구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며 "대구를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달 2일 다시 찾은 대구는 처참했다.

이 소방교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구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처음에는 정말 도시 자체가 적막함 그 자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호복을 입고 장거리 이송업무를 하는 경우에 대비해 보급품으로 기저귀를 받았는데 마치 전쟁터에 뛰어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전국에서 모인 119 구급차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 집결한 모습을 봤을 때 119 대원으로서 큰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코로나19를 한번 이겨보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 소방교는 "한 형제 확진자가 구급차에 탄 뒤 고개를 푹 숙이고 부모님과 통화를 하는 모습이 제일 기억난다"며 "그때 대구에 계신 부모님 생각났지만, 감염 우려 때문에 직접 찾아뵙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방교는 1월부터 코로나19로 업무가 바빠져 지난 12월 태어난 아들과 마주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 소방교는 대구 파견 임무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올 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1주일 만에 보는 아들을 꼭 앉아주고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다음날 보건소에서 음성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서야 아들에게 달려갔다.

이 소방교는 "다행히 환자 이송업무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올 때쯤 대구 확진자 증가 폭이 줄어들어 다행이었고 큰 자부심을 느꼈다"며 "대구 시민들에게 조금만 더 힘내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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