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논의를 위한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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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며 “경찰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미성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 ‘n번방 사건’ 피의자 조모씨 외에 텔레그램 대화방에 참여한 관련자 전원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직접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필요하면 경찰청 사이버안전과 외에 특별조사팀이 강력하게 구축됐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의 행위는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였다”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순식간에 300만 명 이상이 서명한 것은 이런 악성 디지털 성범죄를 끊어내라는 국민들 특히, 여성들의 절규로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고, 특히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다뤄달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은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배경엔 범죄자들이 익명성에 숨으면 잡히지 않을 것이란 잘못된 인식을 갖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신병확보 못한 다른 주요 가해자도 경찰이 끝까지 추적해서 신병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동 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영상물 삭제 뿐 아니라 법률 의료 상담 등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면 경찰청 사이버안전과 외에 특별조사팀이 구축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 플랫폼을 옮겨가며 악성 진화를 거듭해온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철저한 근절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거론한 n번방은 해외 온라인 메신저인 텔레그램에서 이뤄진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을 뜻한다. 최근 주요 용의자 중 하나인 ‘박사(닉네임)’ 조모씨가 미성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통한 혐의로 검거됐다.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조씨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최초 게시 5일만에 서명자가 230만명을 넘어섰다. 비슷한 청원을 모두 합하면 약 500만명이 서명했다. 이처럼 국민적 관심사로 번지자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이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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