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에 3D프린터 주목
이탈리아 병원에 산소호흡기용 부품 긴급 공수 화제
3D 프린터로 제작 가능한 마스크·안면보호구 무료지원
美 병원 전세계 전문가 모아 혁신적 산소호흡기 제작
코로나19 전염 확산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탈리아 의료진들 (캡처=트위터 @Travelito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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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 시스템 붕괴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 북부 룸바르디자주 브레시아의 한 병원의 의사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중증환자에게 필수적인 산소호흡기 핵심 부품이 바닥났다. 지역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자 한 3D 프린팅 업체가 나서 교체형 밸브를 3D 프린터로 제작해 무료로 공급한 것.
기존 의료장비를 공급하는 밸브 제조사는 전국 병원으로부터 쏟아지는 주문에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고 의사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인 환자들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지역 3D 프린팅 업체 이지노바(Isinnova)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안 프라카시는 이 소식을 접한 뒤 즉시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병원이 사용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산소호흡기용 교체형 밸브 100개를 제작해 전달했다.
현지 업체 이시노바(Isnnova) CEO 크리스티안 프라카시(왼쪽)와 직원이 3D프린터로 제작한 산소호흡기용 교체형 밸브를 들어보이고 있다. (캡처=프라카시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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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시러큐스닷컴에 따르면 뉴욕주 리버풀에서 맞춤형 3D 프린터를 제작·판매하는 버드먼 인더스트리(Budmen Industries)의 아이작 버드먼과 스테파니 키페는 자신들의 사업장 지하에서 16대의 3D 프린터를 돌려 코로나19 검진소 의료진들을 위한 안면 보호구(Face Shield)를 제작했다. 현재까지 이들이 공급한 안면 보호구는 250여개에 이른다.
오논다가 카운티의 행정책임자인 라이언 맥마흔은 "이것은 우리 공동체가 하나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에 보건 전문가와 엔지니어들이 온라인에서 뭉쳐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병원용 의료장비 공급과 부품 제작에 나서고 있다.
맞춤형 3D프린터 제조업체 버드먼 인더스트리(Budmen Industries)의 아이작 버드먼과 스테파니 키페가 제작해 지역 코로나19 검진소에 제공한 안면 보호구 (사진=버드먼 인더스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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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사, 병원 관계자, 3D 인쇄 전문가들은 구글 독스(Google Docs), 왓츠앱(WhatsApp) 등에 모여 그룹 채팅이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산소호흡기와 같은 의료장비를 설계하고 개발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의료장비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보건당국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전 세계 의료시스템과 공급망이 타격을 받은 전시와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헬멧과 갑옷 없이 전쟁터에 군인들을 보내지 않듯이 우리 의료진들 역시 이런식으로 내보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미국병원협회(AHA)는 코로나19 영향으로 480만 명의 미국인이 입원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중 96만 명에게 산소호흡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의료장비의 적절한 공급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데 중요한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빌 데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뉴욕시가 2주 안에 기본적인 의약품 공급난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이 의료진과 관련 업계, 엔지니어, 일반인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새로운 산소호흡기 개발 프로젝트 '코벤트-19'를 진행한다. (캡처=코벤트-19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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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기술은 지난 10년간 대규모 제조 공장이나 가정 등에서 원재료를 복제해 작고 정교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조기술로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몇년 간 높은 생산비용과 생산 시간 문제로 산업계의 변두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휘몰아치면서 전 세계 공급난을 보완할 대체제로 3D 프린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의료장비 공급이 원할하지 못한 병원 현장에서는 단물과도 같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
슬라빈 병원장은 최근 의료진들을 위한 보호용 마스크 제작을 위해 3D 프린터 업체 관계자들을 불렀다. 그는 "당장이라도 전국의 기업들이 마스크를 생산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테크 핸드북 (캡처=coronavirustechhandbook.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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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퍼3D(Copper3D)라는 3D 프린팅 기술 회사는 최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초미세 입자를 차단할 수 있는 3D 프린팅 N95 마스크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나노핵(NanoHack)'이라 명명한 3D 프린팅 N95 마스크 설계를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해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최근 3D프린팅 디자인 파일 공유 웹사이트 '씽아이버즈(Thingiverse)'에는 3D 프린터로 자가 제작할 수 있는 마스크나 안면 보호구 설계도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메사추세츠 종합병원은 아예 새로운 기계식 산소호흡기 개발을 위해 지원자를 모집하는 획기적인 프로젝트 'CoVent-19'를 추진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있는 전세계 엔지니어, 설계사 등 기술자들을 초청해 의료 전문가 및 산소호흡기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기존 방식과 다른 하나의 산소호흡기를 여러 명의 환자에게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유형의 저비용 산소호흡기를 개발해 배포할 계획이다.
이 병원 사라 로우 박사는 "FDA의 승인을 쉽게 얻기 위해서는 기존 산소호흡기에 부착할 수 있고, 여러 환장에게 전달되는 압력, 부피, 산소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뉴스피크하우스(Newspeak House)는 대유행(Pandemic) 대응 온라인 가이드 '코로나바이러스 테크 핸드북'을 제작했다.
모바일 기기 수리 전문회사 아이픽스잇이 공개한 의료장비 수리 매뉴얼 (사진=iFix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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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인 에드워드 사페리아는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간단한 기술을 정교하고 세밀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며 "이 핸드북은 구글독스를 사용하며 왓츠앱을 통해 전세계 전문가들을 조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이드에는 저렴한 하드웨어 장치를 사용해 응급용 산소호흡기를 제작하기 위한 12가지 이상의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섹션이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산소호흡기 설계에 대한 수정 또는 수리, 제작에 의견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일례로 한 인도 의사는 2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1인용 산소호흡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하는 식이다.
그러나 의료기기를 위한 3D 프린팅 기술을 연구하는 스탠포드대학 의대 임상의학과 학생 케빈 사이르는 크라우드소싱 방식은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그는 "의료장비에 필요한 살균과 안전장치를 갖춘 품질, 규모에 따른 제조 능력이 관건"이라며 "의료업계와 FDA가 현지화 제조 시설에서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탈리아 병원에 공급한 3D 프린팅 산소호흡기 교체형 밸브 제작 사례는 의료진들이 혁신을 접하게 됐고 바로 주변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한 좋은 예시"라고 평가했다.
모바일 장치 수리 전문회사인 아이픽스잇(iFixit)은 의료장비 수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 장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수리 업체를 통해 정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산소호흡기와 마취장비 수리를 위한 서비스 매뉴얼 수십 개를 디지털 라이브러리로 제공한다.
제작 설계도를 공개한 나노핵(NanoHack) 3D 프린팅 마스크 (출처=Copper3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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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위엔스 아이픽스잇 CEO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의료진들이 수 많은 의료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외부에서 공급된 다양한 장비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적절한 시간 내 수리 전문가나 업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이픽스잇은 병원 자체적으로 쉽게 의료장비를 수리할 수 있는 매뉴얼 제공 외에도 병원 수요가 높은 교체형 밸브와 같은 산소호흡기용 핵심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트용 설계도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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