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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벼랑 끝에 선 재계, '비상경영' 체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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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주요 계열사 CEO 비상 소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달 두 번 현장 찾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비상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미 심각한 부진에 빠져있던 경기가 코로나 사태로 더 악화되면서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국내 주력 산업이 일제히 내리막으로 돌아서게 됐다. 주요 대기업들은 극심한 경기 침체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예측 불허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삼성전자(005930)는 국내 사업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역할을 해외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을 염두에 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한다. 중국, 인도 등 주요 해외 생산기지의 가동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조선비즈

이재용(가운데) 부회장이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한 모습./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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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잠시도 멈춰선 안 된다.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라며 위기 대응과 함께 위기 이후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일에도 경북 구미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이달에만 두 번 현장을 찾아 조직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전사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코로나 사태에 발 빠르게 대응했던 SK그룹도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다. 코로나 사태로 주요 계열사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비상 소집한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그룹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경영대응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다. 회의에는 SK이노베이션(096770), SK하이닉스(000660)등 SK그룹 주요 계열사 CEO가 참여해 국내외 사업장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과 수요 감소 등에 따른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제 유가 폭락세와 세계 수요 감소에 올해 막대한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영 환경은 물론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없도록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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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전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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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에 글로벌 생산라인이 잇따라 멈춰서고 있는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역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조만간 임원진을 소집해 그룹 경영 전반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전사적으로 실시하던 재택근무를 중단했다. 재택근무로 인해 대응 체계가 더디게 작동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선택이다.

미국과 유럽의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이 멈춰선 데 이어 23일 인도공장도 '셧다운' 됐다. 현대차 공장이 있는 인도 타밀나두 주정부가 가동 중단을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해외 생산은 사실상 멈춰선 상태다.

희망퇴직, 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자동차 부품사 만도(204320)는 관리직 구조조정에 이어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과 순환휴직 절차에 돌입했다. 9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강원 원주 주물공장과 관련 사업 외주화도 추진한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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