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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100석 중 3석도 못 채워"…3월 영화관객 '역대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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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지난 주말(3월 20일~22일) 전국 극장 관객 수가 올 들어 최저치인 17만5699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가장 많은 주말 관객 수를 기록한 지난 1월 설 연휴시즌(1월 24일~26일, 371만9522명)과 비교하면 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23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전체 관객 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관련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전국 극장 누적 관객 수는 146만명으로 전년 동기(1044만명) 대비 7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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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재개봉 영화 가운데 '스타이즈본'이 전국에서 6242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8위에 올랐다.





상영 횟수 줄이고 명작 재개봉하고 관객잡기 '안간힘'

국내 1위 멀티플렉스극장 CJ CGV는 스크린당 상영횟수를 1월 7.1회에서 최근 3~4회로 줄였다. 또 강변, 구로, 동대문 등의 상영회차를 3회 수준으로 크게 축소했다.

이는 신작 개봉 영화가 줄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6~17일 CGV의 객석률은 2%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좌석 100석 중 3석도 채우지 못했다는 의미다.

극장들은 신작 영화가 없는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재개봉 영화를 내세우고 있다. CJ CGV는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 '롯데시네마'는 '힐링 무비 상영전' 등을 통해 명작을 재개봉하고 있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에는 '어바웃 타임' '분노의 질주 : 더 익스티림' '존 윅' '쉰들러 리스트' '메멘토'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메가박스와 씨네Q는 영화관을 찾는 고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띄어앉기 캠페인을 시행했다. 메가박스는 홀수열 좌석 예매를 제한했고, 씨네Q는 발권 좌석 기준 앞뒤, 양옆을 비워 일정 거리가 유지되도록 운영 중이다.


전국 4대 멀티플렉스의 36%는 위탁, 정부 지원 필요

영회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 4대 멀티플렉스 브랜드 극장(405개) 가운데 36%인 145개가 위탁 극장이다. 대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면서 브랜드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NEW가 운영하는 씨네Q의 극장(5개) 가운데 위탁극장 비율이 40%(2개)로 가장 높고, 메가박스(58%, 59개), CJ CGV(32%, 53개), 롯데시네마(24%, 31개) 순이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위탁사와 임차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제휴 수수료 및 임대료 감면을 시행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지난 2월 위탁사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50% 감면하기로 했다.

또 CGV는 극장 입점업체들의 임대료를 최대 35% 인하해주거나 한시적 휴업, 계약기간의 조기 종료나 연장 등을 입점업체 상황에 맞게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CGV 동래에 입점한 문구점은 일정 계약기간을 연장했고, CGV순천신대에서 운영하던 카페는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을 선정해 지원하는 특별고용지원업종에는 극장이 포함돼야 한다"며 "고정 비용이 큰 극장 사업주뿐만 아니라 입정해 있는 소상공인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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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냥의 시간' 포스터





극장 대신 넷플릭스 선택한 '사냥의 시간', 상영 문화 변화올까?

배급사 리틀빅픽쳐스는 영화 '사낭의 시간'이 오는 4월10일 넷플릭스를 통해 단독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190여개국에 29개 언어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4명의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야기를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등이 출연했다.

'사냥의 시간'은 2월26일 개봉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개봉일을 연기했다. 하지만 관객 수 회복이 늦어지면서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영화가 극장 개봉 및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 없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업계는 '사냥의 시간'의 성공 여부가 향후 극장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닐슨미디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TV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청시간이 60%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OTT들의 콘텐츠로 시청자가 몰리면서 홈미디어 소비가 늘고,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디즈니 등 글로벌 제작사들의 영화들도 개봉 연기 또는 제작을 중단했다. 디즈니가 자체 OTT 디즈니플러스의 성장을 노리는 만큼 극장 대신 OTT 상영을 선택할 수 있다. 오는 7월22일 개봉예정이었던 유니버셜픽쳐스의 '미니언즈2'도 개봉을 연기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대화면 TV에 양질의 OTT 콘텐츠가 실리면서 극장의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일부 영화를 극장이 아닌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자체 OTT에 개봉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디즈니의 최근 3개년 국내 관객 점유율은 약 15%에 달한다"며 "전년 호황에도 한 자리 수인 극장업 이익률을 고려하면, 주요 배급사 이탈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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