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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코로나 이후 반도체株 9兆 내다판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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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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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두달간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9조원 넘게 팔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이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선 가운데 반도체 종목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이후 이달 21일까지 약 두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4조9604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달 3조3132억원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벌써 10조948억원을 순매도했다.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진입한 지난달 24일 이후 외국인들은 이달 4일 단 하루를 빼놓고 연일 대량 순매도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한국 증시 역사상 일 최다 순매도 기록(1조3125억원)까지 경신했다.


'셀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내다 판 종목은 단연 반도체주다. 최근 두 달간 외국인 순매도 1~3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로 각각 6조7452억원, 1조3338억원, 1조10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들 세 종목의 매도 금액은 9조1840억원으로 전체 순매도액(14조9604억원)의 61.3%에 달한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로 지난 1월20일 6만24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21일 4만5400원으로 두 달동안 27.2%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도 각각 25.1%, 27.2% 하락했다.


외국인이 반도체 종목을 대거 내다 판 것은 향후 업황 부진을 전망해서라기 보다는 한국 주식시장 비중 축소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대거 파는 이유는 향후 반도체의 업황 부진을 전망해서가 아니다"며 "국내를 포함해 신흥국 시장 전반에서 자금을 회수하려다보니 상대적으로 자금이 많이 들어간 종목에서 돈을 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이 국내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고, 코스피 시총 1~3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세 종목의 코스피 비중이 30%가 넘다 보니 반도체 종목을 팔지 않고서는 자금 비중을 줄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 물량은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냈다. 개인은 최근 두 달간 코스피에서 16조3762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삼성전자(6조7766억원), 삼성전자우(1조3754억원), SK하이닉스(8020억원) 순으로 사들였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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