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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열린민주에 선 긋는 더민주…불붙은 여권 표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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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열린민주당'에 대해 선 긋기에 나서면서 진보 진영 비례 표심 경쟁에 불이 붙었다. 여권 지지층을 두고 '제로섬 게임'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조국' 현안까지 겹치면서 양측의 선거 연대와 협력의 가능성이 멀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열린민주당과 관련 "(시민당 참여를) 제안했는데 거절하고 독자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며 통합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원래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하고 선거가 끝나면 정치 연합을 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총선 끝나고 합당해버리면 존재 자체가 상실되지 않느냐. 그럼 독자적으로 나가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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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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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열린민주당이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우리 당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판정을 앞두고 미리 불출마 선언을 하신 분 등이 그 쪽 예비후보 명단에 들어 있다.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형제당'이라고 내세운 열린민주당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이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다시 '조국 프레임'에 엮일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열린민주당은 최근 여권에서 인지도 높은 인사들로 비례대표 후보 진용을 꾸려 비례 순번 배정 작업에 들었다. 이 중 눈에 띄는 인사는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을 역임했던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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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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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 전 국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소 추적하면서 쌓아온 제 데이터베이스와 경험, 다른 분들이 제공한 정보에 기초해 2019년 검찰발 국정농단세력, 검찰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 명단을 최초 공개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14명의 현직 검찰 고위간부 명단을 공개했다.


그는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을 언급하며 "억울한 희생을 당했던 '조'는 명예회복을 하고 새로운 운명을 맞이할까. 정답은 없다. 4·15 총선이 결정한다. 대충 답은 보입니다만"이라고 적었다.


최 전 비서관도 전날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민주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 일상의 삶을 자의적으로 파괴한다"며 황 전 국장의 주장을 거들었다.


중도층 표심 잡기를 위해 '조국 프레임'에서 탈피하려는 민주당로서는 '조국' 현안을 다시 부각시키는 열린민주당의 이같은 모습이 부담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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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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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열린민주당과 관련한 또다른 우려는 '표 분산'이다. 앞서 민주당은 본인들이 낸 후보를 시민당에서 10번 이후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즉 열린민주당이 시민당 지지 표심을 얼만큼 가져가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낸 비례대표의 당선 범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최근 열린민주당의 약진에 민주당 소속이었던 비례대표 후보들의 불안감도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에서 비례 4번을 배정받았던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열린민주당이 선명한 친문인사들을 앞세우는 현실에서 군소정당 및 시민추천 후보로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수 없다"며 "검증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전면배치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당은 일단 24일 비례 후보 순번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민주당 소속이었던 비례 후보들의 이러한 주장이 관철될 경우 비례 앞순번 약속을 담보로 시민당에 참여했던 소수정당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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