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세일 미루고 VIP문턱 낮추고… 유통업계의 코로나 생존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월 백화점 매출 30% 감소… 올 봄 정기 세일 4월로 미뤄져
롭스, 코로나 사태로 미룬 봄 세일, 온라인 세일로 대체
VIP 문턱 낮추고, 문화센터 강좌는 유튜브로… "잠재적 고객 선점"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유통업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인 모습이다. 정기 세일을 미루거나 온라인에서 진행하고, 고객 혜택과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위축된 소비 불씨 되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이달 말로 예정됐던 봄 정기 세일을 내달 초로 미뤘다. 이 역시 코로나 사태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든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조선비즈

봄 정기 세일이 열리고 있는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주요 백화점 업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6%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은 41.7%, 신세계백화점은 34.2%, 현대백화점은 32.1%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이 많이 몰릴 수 있는 세일 행사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롯데·현대·신세계를 비롯해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오는 4월 3일부터 일제히 봄 정기 세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람이 몰릴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협력사들의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마냥 일정을 미루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철저한 소독과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롯데쇼핑(023530)은 이달 말 예정됐던 계열사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의 출범을 다음 달 말로 연기했다. 롯데온은 그동안 분산됐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하이마트, 롯데슈퍼, 롭스 7개 계열사 쇼핑몰을 한 번의 로그인으로 쉽게 연결하는 통합 앱이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며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워 초기 론칭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진행하던 정기 세일을 온라인 세일로 대체한 경우도 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헬스앤뷰티(H&B)스토어 롭스는 올해 정기 세일을 온라인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세일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다. 우한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달 롭스 온라인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봄세일 클라쓰’라는 테마로 진행되는 이번 세일에서는 기초와 색조 메이크업 제품과 향수, 헤어케어 인기 상품을 10%에서 최대 68%까지 할인한 가격에 선보인다.

H&B스토어 업계 1위 CJ올리브영은 이달 초로 예정됐던 세일 일정을 잠정 연기한 후 아직 세일 시기와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고객과 협력사 니즈 등 여러 상황들 고려해 세일 일정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현대백화점 공식 유튜브 채널 ‘현대백화점 tv’. /현대백화점 제공



업계는 혜택의 문턱을 낮추거나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고객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당장의 소비 절벽은 어쩔 수 없더라도 향후 잠재적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삼성카드와 손잡고 VIP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세계 THE S 삼성카드’를 출시한다. 카드만 발급받아도 할인과 적립, 무료 주차, VIP멤버스바 이용 등 기존 백화점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카드 출시로 백화점 매출을 이끄는 VIP를 선점하고 신규 고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2일부터 업계 최초로 문화센터 강좌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공식 유튜브 채널인 ‘현대백화점TV’를 통해 가수 박현빈씨의 어머니인 정성을씨와 배우 이윤지씨의 어머니인 정진향씨가 강사로 나서는 ‘정자매쇼, 안방노래교실’과 현대백화점 식품관을 돌며 제철 식품과 조리법을 소개하는 ‘슈퍼마켓맨, 장 봐주는 남자’가 매주 2회씩 올라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우한 코로나 여파로 실외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집에서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문화센터 휴강을 아쉬워하는 고객들을 위해 유튜브 특강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