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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하루 8500명 확진' 미국, 이탈리아 전철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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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난 20일(현지식나) 미국 코넷티컷주 스탬퍼드에 있는 한 의료시설에서 의료진들이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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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제2의 이탈리아'가 된 미국에서는 22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576명, 사망자는 114명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체 확진자 수는 3만2783명, 사망자는 416명으로 늘었다.

확산 거점인 뉴욕주 누적 확진자 수는 1만5168명으로, 미국 전체 확진자 중 46.3%를 차지했다. 이는 스위스(7474명)와 영국(5683명)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한국(8897명)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 주에서만 다른 나라와 맞먹는 감염자가 발생한 것이다.

◇ 미국 확진자 3만2천명…카지노 문 닫아 : 발병 초기 워싱턴을 중심으로 퍼지던 바이러스는 이제 뉴욕과 뉴저지,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에 놀란 미국 최소 8개주 정부는 약 8500만명에게 '자택 대기' 명령을 내렸다. 여기에는 미국 3대 도시인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시카고가 모두 포함됐다.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선 오프라인 거래가 중단됐고,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가 모두 문을 닫아 유령 도시로 변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검사 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매일 수천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자 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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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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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환자실 병상 최대 10만개 부족할 수 : 미국은 가뜩이나 의료시스템이 유럽이나 한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의료비는 세계에서 가장 높고, 1000명당 병상 수는 3개 미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7개)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악관 에볼라 대응 자문을 역임했던 어윈 레들레너 컬럼비아대 전국재난대비센터(NCDP) 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바이러스 확산 모델링 결과, 미국에서는 약 10만개의 중환자실(ICU) 병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 의료진 감염 우려…CDC 지침 계속 변화 현장 혼선 : 의료진의 감염 우려도 상당하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저지와 워싱턴주에 있는 응급 의사 2명이 코로나19에 걸려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사들은 "나는 가족에게 버림 받은 사람(a Pariah in my family)"이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하는가 하면, 미친 듯이 기침을 하는 감염자들에 둘러싸여 있는 악몽을 꾸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응급 의사들이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어 환자와의 접촉으로 격리돼더라도 급여를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가 우왕좌왕하면서 의료 현장에서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주에서 근무 중인 의사는 뉴스1에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이 다른 데다, CDC에서 내려오는 가이드라인이 몇 시간에 한 번씩 바뀌고 있어 현장에서도 큰 혼선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 내 감염자 두 달 뒤 65만명 전망: 미국 보건 전문가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를 먼저 겪은 중국이나 한국 정부가 미국에 영문판 가이드라인을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언제쯤 감염자 증가 추세가 꺾일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전망이 나왔다. 컬럼비아대가 시뮬레이션한 결과 두 달 뒤 미국 누적 확진자 수가 6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이미 실제 환자 수가 공식 집계의 11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지사는 22일 주 전체 인구(1985만명)의 약 40~80%에 해당하는 794만~1588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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