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입국자만 일 1300명…코로나 2차 폭발 시작되나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항공기 탑승객들이 천안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하기 줄지어 서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정부가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한 첫날인 지난 22일 1300여명이 국내로 입국했다. 입국자 전수조사로 인해 당분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유럽에서 온 입국자들은 평소보다 100명 이상 많은 1300여명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22일 0시부터 유럽 국가에서 출발한 내·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기내에서 건강상태 질문서와 특별검역 신고서를 작성하게 한 뒤 유증상자·무증상자를 분류하고, 공항 검역소 격리시설에서 진단검사하는 방식이다.

일부 유증상자 격리시설로 이동하고, 무증상자들도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한다. 22일 입국자들은 경기도 광주 고용노동연수원, 인천 올림푸스 호텔, 충남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 공공기관과 민간이 제공한 임시검사시설 8곳에 수용됐다. 유럽발 입국자는 음성 판정을 받아도 14일간 격리돼 증상 유무를 확인한다.

다만 단기 체류 외국인은 시내로 진입할 수가 있다. 대신 보건복지부 콜센터가 매일 유선으로 증상 유무를 확인한다. 2주 자가격리를 권고하지만 강제는 아니다.

━
검역 과정 공항·항만에서 확인…확진자 증가에 영향 불가피


━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지난 22일 오후 이동식 선별진료소 차량으로 추정되는 차량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활주로 구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유럽발 검역이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국내 확진자 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주 일일 확진자 수가 두 자리수인 날들이 더 많았지만 다시 세자리수 일일 확진자 수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1에 따르면 전날까지 공항과 항만 등 국내 입국 시점에 검역소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34명이다. 다만 이들 대부분 유럽발 입국자 전수조사 시행 전 입국자들이다. 21일까지 입국해 늦어도 22일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다.

실제로 특별입국절차 시행 이후에는 공항 검사 결과 확진받는 사례가 자주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21일 오후 5시 미국에서 입국해 공항 검역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20세 남성이 부모님 차로 귀가했다가 이튿날 오후 1시 양성 통보를 받았다. 특히 해외 입국 확진자는 주로 수도권에서 몰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
미국발 입국자 느는데 유럽만 전수조사…공항 검역수요 '감당 어려울 것'


━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항공기 탑승객들이 천안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김휘선 기자

미국·유럽 등 해외 체류 국민들의 '엑소더스'(탈출) 현상으로 인천공항 검역시설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상희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은 19일 인천공항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검역소 내 음압격리실이 50실인데 확진자가 사용한 방은 다음 날 쓰지 못해 실제 가용한 음압격리실 35∼40실"이라며 "유증상자가 워낙 많아 시설을 많이 확보해도 다 수용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뉴스1 인터뷰에서 "유럽발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사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관리 대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이 올 텐데 물리적으로 가능할까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캐나나 등 미주발 입국자가 유럽발 입국자 못지 않게 늘어나면서, 앞으로 미국발 입국자까지 전수조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북미에서 오는 사람들만을 위한 선별진료소를 만들고 그들을 시설에다가 수용하려면 몇천 명이 들어가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