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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좋은 포지션과 지속적 혁신으로 성장하는 프랜차이즈 ‘커피베이’ 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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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커피베이는 최근 2년간 연 20% 넘는 성장을 했다. 창업 후 10년간 줄곧 성장을 해왔지만, 근자에 이르러 극심한 불황과 경쟁이 심해진 커피 업종에서 이룬 성과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달 국내 권위 있는 평가 기관에서 평가한 브랜드 순위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글로벌 대기업과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350여 개 브랜드 중 8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인 커피베이의 진가가 대기업 브랜드에 당당히 맞서면서 서서히 빛을 발휘하는 이유를 분석해 본다.

미국 경영전략론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포지셔닝파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이익이 나는 시장에서 이익이 나는 위치를 차지하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1980년대 중반부터 일본 기업의 성공 요인 분석을 토대로 내부 환경이 중요하다는 케이퍼빌러티파(능력을 중시)가 득세했다. 자사의 강점을 보이는 곳에서 경쟁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전략론이다. 이는 핵심 역량이 중요하며, 직원과 그들의 기술, 전체적인 시스템과 경영 스타일, 그리고 공통의 가치관이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 기업의 몰락과 함께 일본은 잃어버린 세월에 접어들어 이미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미국 포지셔닝파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기부터는 기업의 포지셔닝과 케이퍼빌리티(능력)가 환경과 상황에 맞춰 정합되어야 한다는 전략론이 등장, 많은 학자들의 동의를 받았다. 쉽게 말하면 포지셔닝과 커이퍼빌리티 둘 다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 후 이에 더해서 빠른 변화에 적응하면서 끊임없이 혁신을 해나가야 한다는 전략론이 2000년대 이후 대세를 이어갔다. 어쨌든 오늘날 미국이 경제적으로는 유일한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기업의 좋은 포지셔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첫째, 커피베이는 가격 포지션과 점포 콘셉트가 좋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3000원 내외의 중간 가격대로 메뉴 구성을 하고 있다. 중간 가격대 포지션이 좋은 이유는 가장 수요가 많고, 한국의 사랑방 문화를 현대화할 수 있어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자에 인기 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대인 저가 커피는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 궁극적으로 브랜드가 되는 데 한계가 있다. 박리다매로 직원이 많이 필요해 최저임금 상승에도 타격이 크고, 커피 원두 품질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편의점 커피와 무인 고급 커피 자판기와도 무한 경쟁을 감내해야 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대인 고급 커피 역시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 등 유명 브랜드가 아니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국내 커피 산업이 발달하면서 품질 좋은 커피 원두의 유통이 원활해지고 있어 굳이 비싸게 커피를 마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커피베이는 중간 가격대를 유지하고, 품격 있는 인테리어 시설을 갖춘 66~99㎡(약 20~30평) 규모의 중소형 점포로서 편안히 앉아서 커피 및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면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포지션이 아주 좋다. 고객들은 커피베이 메뉴의 품질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분위기에 만족하고, 착한 가격에 또 한 번 반해 재방문율이 높다고 한다. 위로는 고급 커피전문점과 아래로는 테이크아웃 저가 커피전문점과의 경쟁에서 모두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때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을 점령했던 고급 커피전문점들이 많이 퇴조하고, 대신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창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간 가격대 커피를 대표하는 이디야커피는 이미 크게 성장했다. 그 뒤를 커피베이가 추격하고 있다. 이처럼 커피베이는 원두의 품질과 디저트 메뉴의 다양화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이디야커피와 경쟁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 하면서 성장 중이라고 보면 된다.

둘째, 커피베이는 핵심 역량도 매우 우수하다. 커피 원두의 품질관리를 위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로스팅 공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원두의 품질관리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니즈와 고객 클레임 및 컴플레인을 즉각 해결할 수 있다. 광고 및 마케팅 능력도 탁월하다. 커피는 문화 사업이라서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중요하다. 커피베이의 마케팅 능력은 업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톱스타 연예인을 모델로 섭외하여 공중파 방송 CF도 준비하고 있다. 커피베이는 이러한 곳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셋째, 커피베이는 좋은 포지셔닝과 핵심 역량에 만족하지 않고, 수시로 바뀌는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포지셔닝이 좋고 기업의 능력이 우수하다고 해서 계속 성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생활밀착형 사업은 한 번에 강도 높은 혁신보다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서 커피베이는 신 메뉴도 수시로 출시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연구개발 및 교육 시스템도 많은 투자를 통해서 완벽하게 구축했다. 커피베이는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과 환경보호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커피베이는 포지셔닝과 케이퍼빌리티의 통합과 정합, 그리고 적응과 혁신 경영전략으로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전략으로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창업 및 경영 환경이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커피베이는 올해도 그 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경영구루들의 100년 경영전략 논쟁에서 밝혀진 전략론들이 오늘날 커피베이 성장 원인을 설명하고 뒷받침해 주고 있어서, 그러한 경영전략이 지속되는 한 커페베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우뚝 설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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