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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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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에도 달러가뭄…한은, 외환보유고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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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외환보유고 개방키로…달러 가뭄에 단비 기대

글로벌 달러 경색 여전..美기업 신용경색 해소돼야

[이데일리 김경은 김인경 기자] 국내 외환시장 불안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 합의는 가뭄 속 단비같은 희소식이었다.원·달러 환율은 전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안정세를 보였고 주가도 상승반전했다. 한국은행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계기로 외환보유고를 헐어 본격적으로 달러 공급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달러 사재기’의 발단인 미국 기업들의 신용경색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외화자금 시장은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외환보유고 개방…달러 가뭄에 단비 기대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용했던 경쟁입찰방식 스왑거래와 외화대출 등을 통해 직접 달러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 합의 이후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에 대해 “계약서를 체결하자마자 곧바로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비상시 우선 빼서 쓸 수 있는 자금은 외환보유고다.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그 다음이다. 이에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은 한은이 외환보유고를 풀어 외환공급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공급할 수 있는 잉여 달러 규모는 한미 스와프 자금 외에도 500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의 2배에 달하는 40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캐나다 등 7개국과의 통화스왑을 통해 ‘1300억달러+알파(캐나다 무제한 한도)’이 비상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과거 2008년 300억달러 규모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이후 한은은 한달여만에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시장금리 수준으로 단기달러자금을 시장에 공급했다.

한은이 직접 달러 공급에 나설 경우 당장 외환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달러 자금 경색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은행들은 국내 외화시장에서 달러 자금이 마르자 국제금융시장을 통해 달러를 조달해 오고 있으나 비용부담이 커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한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 리보금리(LIBOR) 수준에서 오버나잇(금융기관간 하루짜리 외화거래) 자금을 쓰다 지난 18일엔 70bp(1bp=0.0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주고 달러를 빌려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오버나잇 시장은 다소 안정됐다”고 전했다. 국내 외환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계약 체결 합의 소식에 이후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9.2원 내린 1246.5원에 마감했다. 전일 급등분(40원)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 2008년 위기 당시에도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1427원에서 1250원으로 177원 급락한 바 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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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뭄 부른 美 기업 신용경색 본격화…대증요법 한계

그러나 한미 통화스와프는 대증요법에 그친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실물경제 위기가 글로벌 달러 수요로 이어지며 금융·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부채 시장의 신용경색 해소 없이는 한계가 분명하다. 기업부채 버블 붕괴 우려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달러 확보 전쟁을 불러온 주요 원인이어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미국 중앙은행이 채권시장에서 기록적인 물량을 사들이는데도 지난 일주일동안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시장 스프레드는 수직상승했다”며 “미국 시장에서 불안과 공포가 빨리 잦아들어야 신흥국시장에 파장이 덜할 것”이라고 개인 SNS를 통해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넘치는 유동성에 힘입어 급팽창해온 미국 기업부채 시장은 곳곳이 지뢰밭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BB등급 (투자적격 등급 최하단) 채권 비중은 2019년말 기준 전체 회사채중 51%에 달한다. 2008년보다 보다 3배 늘어난 수치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BBB등급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2007년 220%에서 2017년 250%로 급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HSBC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하락과 부채비율이 높은 BBB 등급 채권 가운데, 투기등급(정크본드)으로 강등될 위험이 높은 채권 규모는 약 2460억달러(한화 약 306조원)에 달한다. 특히 유가 급락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한 셰일가스업체 등 에너지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미 발행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이달 들어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2주간 정크본드 신규 발행은 전무했다. 투자기관들이 몸을 사리고 있어 발행해도 사줄 곳이 없다. 달러 하이일드(비우량·고금리)채권 스프레드는 최근 한달 사이 3.44%에서 9.76%(19일 기준)으로, 특히 에너지 부분은 7.60%에서 22.70%로 3배 가량 급등했다.

반면 레버리지론은 물론 이를 담보로 발행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가격은 최근 한달 사이 15.8% 폭락했다. 최근 1개월 달러 하이일드 채권펀드 자금 유출(237억2000만달러) 규모는 지난 한 해 순유입액(232억20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에도 효과는 단기적으로 며칠에 그쳤다”며 “미국 신용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 마련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우리나라는 캐나다·스위스·중국·호주·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아랍 에미리트(UAE) 등 7개국과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아세안 등 13개국과 다자 간 통화스와프를 맺은 상황이다. 미국과는 2010년에, 일본과는 2015년에 통화스와프 체결이 종료됐다. 미국은 캐나다·스위스·영국·일본·유럽연합(EU) 등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는 아세안(ASEAN)+3(한중일) 회원국의 역내 다자 간 통화스와프를 뜻한다.[출처=한국은행,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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