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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을은 1995년 성동구에서 분리된 이후 단 한번도 보수정당이 깃발을 꽂지 못한 지역구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96년 15대 총선을 시작으로 20대 총선까지 총 5선을 하는 동안 상대 후보를 항상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완승을 거둬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보수의 험지'로 불리는 곳이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2040 인구가 구 전체의 절반(49.9%)을 차지하는 이 지역구에 '보수 깃발'을 꽂겠다며 나선 미래통합당 후보는 대선 잠룡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수성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의 입'으로 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전략공천하면서 전국적인 관심 선거구로 부상했다. 지난 20일 지역구 사무소에서 만난 고민정 후보는 "민주당세가 강했던 지역임은 맞지만 이번에는 얼마나 통할지 모르겠다. 마지막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고 후보는 역내 최대 숙원사업인 동부지법·KT 용지 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았다. 서울동부지법 이전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미가로 일대와 동부지법·지검, KT 용지 등 구의역 일대를 'ICT스타트업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광진구청·구의회가 이전해오면 기술과 행정의 시너지로 원스톱 행정처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라는 독특한 경력 때문에 결국 문재인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유권자 표심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 후보는 최근에는 유튜브채널 '고민정TV'를 출범시키며 코로나19 사태로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지역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
아나운서 출신다운 능숙한 진행 솜씨와 지지자들과의 쌍방향 소통으로 채널을 연 지 2주 만에 구독자 수가 6만명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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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세훈 통합당 후보는 지역 행사를 다녀온 후 사무실에 모여 있던 어르신들을 향해 "우리가 30대, 40대 유권자층에서 많이 불리합니다. 젊은 분들 생각이 바뀔 수 있도록 아들 딸 손자 며느리 사위한테 잘 좀 말씀해주세요"라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실제로 오 후보는 여권 성향이 강한 2040세대의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주부터 차례대로 발표할 공약의 콘셉트를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으로 내세우고 있는 점 또한 이 같은 맥락에서다.
원룸촌 거주자를 위한 택배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안심센터'를 만들겠다는 게 오 후보의 1호 공약이다. 지역구 내 청년 등 주민들이 아파트(약 3만가구)보다는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약 4만6000가구)에 더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오 후보는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대표에 패배한 이후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면서 1년 이상 지역구에 공들여왔다. 주 3회씩 길거리에 파라솔을 펴고 직접 당원 모집에 나섰다. 그 결과 400명이었던 진성당원은 현재 3000명을 넘어섰다.
오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동네 골목골목을 열심히 누볐다"며 "제 땀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골목이 없다"고 말했다.
광진을 지역은 자양동, 구의동, 화양동에 걸쳐 유권자들이 분포돼 있고 건국대, 세종대를 중심으로 2030세대가 밀집한 원룸촌 주거지도 밀집해 있다. 최근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들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건대입구역에서 만난 대학원생 최 모씨(27)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는 주변 또래들이 고민정 후보의 신선한 이미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구 자양동 원룸촌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이 모씨(60)는 "광진구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행정 경험도 풍부한 오세훈 후보가 당선돼 광진구 발전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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