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재난관리처(FEMA) 본부에서 주지사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화상회의 중인 모습. 2020.0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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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은 22일 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극복을 주제로 친서를 주고받은 것에 이어 남북미가 정상간 친서외교를 연쇄 가동한 셈이다. 우리 정부는 반응을 자제했지만 어려운 북미 관계에도 정상간 '신뢰'와 '채널'은 작동한다는 게 주목된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부부장은 "우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에게 보내온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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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통 자주 못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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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친서를 받은 날짜는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북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전염병 사태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기 인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국무위원장 동지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피력하면서 비루스(바이러스) 방역 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하였다"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최근에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못하여 자기 생각을 알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연계해 나가기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조미 두 나라 관계 발전에 커다란 난관과 도전들이 가로놓여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친서를 보내며 우리 위원장 동지와 훌륭했던 관계를 계속 유지해보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좋은 판단이고 옳은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특별한 개인적 친분 관계에 대하여 다시금 확언하시면서 대통령의 따뜻한 친서에 사의를 표했다"라고 말했다.
[평양=AP/뉴시스북한 당국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장소 미상의 서부전선 대연합부대 포사격 대항 경기를 현지 지도하고 있다. 2020.0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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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내세워 호응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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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응은 내용과 형식 두 면에서 긍정적 여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케미스트리'를 여전히 강조하면서 보건과 방역분야 협조의향을 밝혔다. 북한은 이를 뿌리치기보다 "좋은 판단"이라고 화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잇단 친서를 통해 정상적 외교를 할 수 있는 국가라는 점도 내비친 걸로 풀이된다. 코로나19처럼 국경을 가리지 않는 감염병에 정상간 우려와 위로를 주고 받으면서 공조를 언급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특히 김여정 부부장이 나선 것은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대답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혈육이자 가장 신뢰하는 참모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름의 격식을 갖췄다고 볼 수도 있다. 동시에 김여정 부부장의 북한 내 위상이 올라간 점도 확인해 준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5일 친서를 주고받았다. 김 위원장이 먼저 코로나19 피해를 위로하고 문 대통령의 안부를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답하는 친서를 보냈다. 얼어붙은 듯 보이는 남북미 3자관계의 얼음 밑에는 여전히 대화 가능성이라는 강물이 흐르고 있는 셈이다.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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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분은 친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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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북한은 북미관계 전망까지 낙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여정 부부장은 "조미 사이의 관계와 그 발전은 두 수뇌들 사이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놓고 서뿔리(섣불리) 평가해서는 안되며 그에 따라 전망하고 기대해서는 더욱 안 된다"며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에로 줄달음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의 관계가 두 수뇌들사이의 관계만큼이나 좋아질 날을 소원해보지만 그것이 가능할지는 시간에 맡겨두고 지켜보아야 할것"이라며 "우리는 그 시간을 허무하게 잃거나 랑비(낭비)하지 않을 것이며 그 시간 동안 두 해 전과도 또 다르게 변했듯 계속 스스로 변하고 스스로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토요일인 21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즉각 중단을 북한에 촉구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관련 회의 개최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등 대응을 자제했다.
김성휘 ,권다희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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