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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판매액 가운데 투자금 50%를 투자자에게 미리 지급한다. 금융상품 손실을 확정하지 않은 단계에서 판매사가 투자금 절반을 투자자에게 가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으로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금융상품에 대해 판매사가 먼저 투자금을 가지급하는 방식이 정착될지 주목된다,
신한금투는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의 만기가 연장된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금 50%를 가지급한다고 22일 밝혔다. 투자금 상환이 지연된 고객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고객 보호를 위해 내놓은 조치라고 신한금투는 밝혔다. 신한금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DLS 잔액은 3799억원이다. 전체 판매액 3908억원 가운데 일부 만기 상환하고 남은 잔액이다.
신한금투는 마지막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1월까지 잔액 50%에 해당하는 1899억원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신한금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만기가 연장돼 상환이 지연된 가입자는 921건, 투자금은 2159억원에 달한다. 투자금 가지급 대상은 개인과 법인을 모두 포함한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나머지 투자금은 다각적인 방법으로 회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회수하는 대금에서 가지급금을 차감한 뒤 차액을 지급하는 정산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에 고객 보호를 강화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독일 헤리티지DLS는 2017년 4월~2018년 12월 판매한 파생상품이다. 신한금투를 포함한 7개 판매사가 모두 5280억원을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신한금투가 3980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1조6000억원 환매 중단 사태를 맞은 '라임 펀드' 판매액도 신한금투가 우리은행 다음으로 많다. 신한금투 전반적으로 투자자 신뢰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한지주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독일 헤리티지 DLS를 판매한 다른 판매사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한금투는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상품의 선정,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개선할 예정이다. 먼저 자산관리(WM)그룹 산하 투자상품전략(IPS)본부를 독립적으로 분리해 소비자 보호와 내부 통제 조직이 참여하는 '투자상품선정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다만 독일 헤리티지 DLS는 투자 손실 규모가 단기간 확정되기 어렵다. 이 상품 운용사인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은 시행사 저먼프로퍼티그룹(GPG)과 '포괄적권한위임(PoA)' 체결을 추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심지어 반자란은 GPG에 대해 채무불이행으로 파산 절차를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독일 법원은 파산 절차가 한국처럼 신속하지 않아 투자금 회수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투가 투자금 50%를 먼저 지급하는 강수를 둔 배경에는 이런 것들이 깔려 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아직 어떤 내용으로 가지급금을 지급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라임펀드' 투자 손실은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가지급금 지급을 말할 수 없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현지 기념물 보존 등재건물을 매입해 고급 주거시설로 바꿔 투자금을 회수하는 프로젝트다. GPG가 발행한 전환사채는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 펀드가 인수했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신탁 상품이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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