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와 수도권, 하루 38대 운행
충북혁신도시와 수도권은 39대 다녀
혁신도시 기관, 운행자제요청에 난색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소속 공무원들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집으로 가기위해 통근버스로 향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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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코로나 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에서는 20일까지 해양수산부 등을 중심으로 32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20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관리본부)에 따르면 세종청사와 수도권을 오가는 버스는 평일(화~금요일) 기준 38대(45인승)다. 이를 이용하는 공무원은 약 1000명이다. 이 버스는 세종청사에서 사당·양재·잠실·불광·목동·동대문·신도림역 등 서울 시내 지하철역과 김포공항·구리·인덕원역 등 경기지역으로 향한다. 이용자들은 날마다 출퇴근하거나 월요일 오전 출근해 세종에 머문 뒤 금요일에 수도권 집으로 가기도 한다.
관리본부는 통근버스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버스 별로 하루에 두 차례 소독하고, 승차하는 공무원은 이동 중에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다. 또 운송회사에서도 자체적인 소독작업을 수시로 한다고 관리본부는 전했다. 관리본부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통근버스 이용자가 다소 줄기는 했다”며 “정부가 재택근무 등을 권장하고 있지만, 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수도권과 세종청사 간통근버스를 운행해 왔다. 운행 대수는 2013년 88대에서 2014년 67대, 2015년 61대, 2016년 57대, 2017년 52대, 2018년 36대 등으로 점차 줄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통근 버스 운행에 들어가는 예산은 2012년 5억8300만원, 2013년 74억5300만원, 2014년 99억6300만원이었다. 지난해 69억500만원에서 올해 76억12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운행비는 약 675억이다. 통근버스 운행을 놓고 세금낭비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들은 충북도의 통근버스 운행 중단 요청도 사실상 거부했다.
충북도 성일홍 경제부지사는 지난 18일 충북혁신도시발전추진단에서 혁신도시 입주 11개 공공기관의 부기관장을 만나 “지역 주민이 불안해한다”며 통근버스 운행 중단을 요청했다.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지 통근버스 운행을 당분간 자제해달라"며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통근 직원이 임시 숙소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 가운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직원(26·여)이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충북도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 부기관장들은 "운송업체와 연간 계약했기 때문에 통근버스 운행 중단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또 "기관마다 이미 30~50% 인력을 재택근무하도록 해 버스당 10~20명만 타고 출퇴근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충북 진천 충북혁신도시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전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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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개발원과 법무연수원 기숙사를 임시 숙소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 직원이 함께 사용하다 감염자가 발생하면 모든 기관으로 번질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집단 감염 차단을 위해 요구한 것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공공기관이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취할 조처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충북 혁신도시 내 11개 공공기관 직원 3468명 가운데 1362명(39.3%)이 수도권 등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세종·진천=김방현·최종권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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