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7차 회의를 위해 만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왼쪽)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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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일(현지시간) 열린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7차 회의가 양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 휴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는 20일 “아직 양측간 입장 차이가 있는 상황"이라며 "양측은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의 조속한 타결을 통해 협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은 추후 협상 일정을 알리지 않았다. 앞선 회의에선 차기 협상 일정을 언급해왔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두고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분담금 총액을 두고 미국은 지난해 타결한 1조389억원에서 대폭 인상한 50억 달러(약 6조1700억원)를 요구했다가 지금은 40억 달러 안팎의 금액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은 지난해 분담금의 10% 안팎 인상으로 맞서고 있다.
한국 대표단은 분담금 본협상이 타결되기 힘들 경우에 대비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문제라도 먼저 타결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사정에 정통한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에 성과가 될 만한 진전은 없다고 들었다”며 “분담금 협상은 단계별로 좁혀가는 접근이 아니라 한 번에 큰 진전을 이뤄 타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원하는 분담금 총액 간극이 여전히 워낙 커 어느 한쪽의 양보가 없이는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차기 회의 일정을 잡지 않은 것도 그런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도 4월 1일부터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 휴직이 시작되면 연합방위태세에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부담이다. 이 때문에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이달 내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응식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 위원장이 2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양국은 합리적 수준에서 방위비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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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소식통은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양국 수석대표 간 소통은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어 전화통화로도 충분히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의지만 있다면 자체 예산으로 일단 한국인 근로자 임금을 지급하는 방법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14∼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6차 회의 이후 두 달 만에 재개됐다. 양국 수석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두 사람이 담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인원을 최소화해 수석대표끼리만 협상을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백민정·이유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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