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모두 '꼼수 위성정당' 논란이 있습니다. 민주당도 위성정당 비례연합을 만들었는데, 역시 워성정당이다, 진보 진영 내에서도 비판이 있고요. 또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었었는데, 비례대표 순위를 두고 계속 내분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조익신 반장의 소식으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주 사용했던 말입니다. 살아있는 생물이 수시로 변하듯, 어제 다르고 오늘이 다른 게 정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호떡 뒤집듯, 입장을 바꿀 순 없겠죠.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명분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출범시켰습니다. 이미 선례가 있었습니다. 미래통합당이 만든 미래한국당입니다. 당시 가장 앞장서서 날을 세운 게 바로 민주당이었습니다. 의석 도둑질이라며 쓰레기 위성 정당이다, 꼼수 가짜 정당이다,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 정치는 생물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당장 1당을 보수 야권에 뺏길 수도 있다는 걱정이 생긴 겁니다. 비례정당은 꼼수다, 이 호떡을 뒤집어야 하는데, 마땅한 명분이 없었습니다. 이럴 때 어른들의 지혜가 필요하죠. 시민사회 원로들이 길을 터 줬습니다.
[류종열/정치개혁연합 공동대표 (지난달 28일) : 함께 미래한국당이라는 사상 초유의 꼼수를 저지하고 정치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선거연합정당을 만들어냅시다.]
정치개혁연합 덕에 명분을 얻은 민주당, 이후론 일사천리였습니다. 당원투표로 절차적 정당성까지 갖춘 뒤, 진보정당들에게 함께하자며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3일) : 의석을 결코 더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우선하겠습니다.]
정의당은 '꼼수'라며 끝까지 합류를 거부했지만,
[심상정/정의당 대표 (어제) : 비례위성정당은 위헌정당이고 위선정당이며 가짜정당입니다. 국민의 표를 도둑질하는 그런 꼼수 정치에 정의당이 몸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녹색당과 미래당, 민중당은 비례연합정당 참여 의사를 밝히며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런데,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우선하겠다고 하던 민주당이 입장을 싹 바꿨습니다. 정강·정책을 공유할 수 있는 정당하고만 함께 하겠다고 말입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지난 17일) : 이념 문제라든가, 성 소수자 문제라든가, 이런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들과의 연합에는 저희는 어려움이 있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원외 정당들 이 가운데 3개 정당은 만들어진 지 채 한 달도 안 돼, 이름조차 낯섭니다. 민주당은 비례정당의 명분을 준 시민사회 원로들도 배제했습니다. 정치개혁연합 대신, 친문 성향 인사들이 포진한 '시민을위하여'와 손을 잡았습니다. 민주당이 자기 입맛대로 비례대표를 공천하려고, 친생정당과 손을 잡아 무늬만 연합이 됐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하승수/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 (어제) : '시민을위하여(더불어시민당)'하고 처음부터 플랫폼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또 하나의 위성정당을 민주당은 처음부터 계획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 안에서도 이건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몹시 민망하다는 겁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 민주당을 오랫동안 걱정해 주시고 도와주신 시민사회 원로들께 서운함을 안겨드리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지난달,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달 18일) : 무조건 국회 제1당이 되고자 한다면 그런 미래통합당은 민주주의도, 정당정치도, 국민의 눈초리도, 체면도, 염치도 모두 다 버렸다고…]
민주당이 스스로 곱씹어봐야 할 말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준비한 발제는 여기까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들어가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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