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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불확실한 세계 경제 속 불투명한 제조업의 미래, 협동로봇으로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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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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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3월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를 열고 제조 로봇을 2023년까지 지금의 2배 수준인 70만대까지 늘리기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조, 금형, 용접 등 뿌리 산업과 섬유, 식음료 등 근로 환경이 열악하며 인력이 부족한 분야에 로봇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이와 같은 제조업 지원 정책을 펴는 이유는 국가의 근간 산업인 제조업의 미래가 점점 불안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난이다. 제조업 중소기업은 생산직 근로자를 필요로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연령대의 청년들은 제조업을 기피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조업이 지방이나 공단에 위치해있는 점과 작업 중 상해 위험률이 높다는 점도 이에 해당된다. 그 밖에도 우리나라 인구의 50%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수도권 인구 밀집 현상과 출산율 감소 등을 제조업 인력 부족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이라 볼 수 있다.

최근 높아지는 국제 정세의 불안성도 문제다. 국가간의 무역 분쟁, 급속도로 확산되는 알 수 없는 전염병과 같은 세계적인 위기로 불거지는 경제적 불확실성, 정치적 변동성 등은 어떤 기업에든 위협이 된다. 이러한 불안성과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 시장 정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 운영이 중요한데,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는 제조업에게는 쉽지 않다. 이미 정형화된 제조업의 생산 라인을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향후 로봇 도입이 보편화되더라도 제조업의 문제가 로봇 보급만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로봇 전문 인력에 대한 문제가 같이 해결되지 않으면 로봇을 활용한 제조 자동화 구축만으로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보통 제조업체들,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이 로봇을 도입할 때 외부 SI업체의 도움을 받는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비용 문제로 인해 로봇 전문가를 사내에 따로 두기 어려워 이와 같은 방식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최근처럼 경제가 불확실하고, 소비자의 니즈가 계속 변화해, 맞춤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클 때는 생산 라인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것을 충실히 이행하는 로봇은 소비자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유연한 프로그래밍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비용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제조업체들의 부담감을 줄여줄 대안으로 협동로봇이 주목 받고 있다. 협동로봇은 산업용 경량 제조 로봇으로 덴마크 기업 유니버설 로봇에 의해 2008년 상용화된 이후 현재까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제조 로봇의 새로운 분야이다. 유럽에서는 일찍이 보편화되었으며 우리나라도 최근 도입이 증가하고 있어, 국내 대기업들도 기술 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사용하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유니버설 로봇의 경우 로봇을 고정할 단상과 220V 콘센트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다. 이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한 기존의 산업용 로봇과는 대조적이다. 사용법도 쉽고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로봇의 움직임을 단지 손으로 잡아 직접 움직여주기만 하면, 로봇이 이를 기억하고 프로그램화하여 반복한다. 협동로봇 프로그래밍에 특수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이는 비전문가도 로봇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설치, 해체, 이동이 쉬워, 수요 변화에도 제조 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으며 로봇 자체의 단가도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저렴할뿐더러, 필요한 인프라도 적고, 유지보수도 간편해 자본이 훨씬 적게 든다. 인력난을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중소 제조업체도 협동로봇을 활용하면 시장 정세에 맞춘 탄력적인 생산 라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협동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명칭 그대로 사람과 협업을 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의 산업용 로봇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안전 펜스를 설치해 사람과 로봇의 작업공간을 분리하지만, 협동로봇은 안전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작업자와 협업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로봇이 작업자와 충돌하면 그 즉시 정지하며, 부딪히더라도 상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위험도가 낮다.

협동로봇 시장을 개척한 유니버설 로봇의 경우 업계 리더답게 로봇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유니버설 로봇이 제공하는 UR 아카데미는 온라인 무료 교육 플랫폼으로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단계별 교육 과정을 제공하며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유니버설 로봇은 전 세계에 오프라인 클래스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공인 인증 교육 센터를 마련하고 운영 중이다. 공인 인증 교육 센터는 기존의 로봇 엔지니어들에 의해 사용자들을 고급자 수준으로 학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유니버설 로봇 한국 지사를 포함한 공식 대리점들이 오프라인 클래스를 개설해서 운영 중이며, 교육 기관에도 공인 인증 센터가 들어선다. 올해 완공 예정인 한국폴리텍대학 로봇 캠퍼스에는 유니버설 로봇 공인 인증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학 측은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현장 중심의 인력 양성을 추진하겠다”고 센터 설립의 의도를 밝혔다.

세계 최고의 기술교육 장비와 솔루션 제공업체인 독일 기업 훼스토(Festo)는 유니버설 로봇을 훈련 시스템에 통합해 실전 프로그래밍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고등학교, 직업 학교, 지역 대학 등에 협동로봇 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훼스토는 유연성과 쉬운 프로그래밍, 교실 환경에서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점 때문에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협동로봇의 수요가 많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로봇은 이러한 종류의 로봇 훈련 커리큘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업계에서 드문 일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는 투자에 가깝다고 말한다. 교육을 통해 업계 전반의 로봇 사용 능력을 높이면 자동화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협동로봇은 사용하기 쉬워 로봇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비전문가 일지라도 운용할 수 있으며, 유니버설 로봇이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누구나 손쉽게 로봇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 전문가만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 심리적 진입장벽만 거둘 수 있다면 협동로봇 사용자는 누구든 쉽게 로봇을 통한 공장 자동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투데이/최혜지 기자(hyeji098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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