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U 입국금지 대항...대서양 동맹 균열 우려
호주는 전국민 출국제한..."1차대전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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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전세계가 멈추고 있다. 각국이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국경을 폐쇄하면서 인적교류가 끊기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이 공동으로 여행금지조치에 합의한데 이어 대양주인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출입국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코로나19 대응책 논의를 위한 화상회의에서 외국인들의 입국을 막는 여행금지조치에 합의했다. EU 회원국 전체가 외국인 여행금지조치 도입에 공동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경을 강화하는데 합의했다"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EU 여행을 일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영국을 제외한 EU가맹국이 아닌 지역의 외국인은 앞으로 30일 동안 관광 또는 비필수적 사업을 이유로 유럽을 방문할 수 없다. EU 회원국 장기 거주민과 외교관, 회원국 국민의 직계가족, 의료와 교통 인력 등은 예외 대상이다.
호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8일부터 국민의 출국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1차 세계대전 이래 호주에서 이런 사태는 처음"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뉴질랜드 외교통상부는 이날 '세이프트래블' 웹사이트에 올린 공지문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고 해외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빨리 귀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유럽에서는 개별 국가차원에서 여행금지조치가 발표됐으며 미국 역시 유럽으로부터의 입국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진에 따른 조치다. 이날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명을 넘었고, 스페인에서는 1만명을 넘어섰다. 유럽 전역에서는 지금까지 7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보고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여행금지조치는 각국이 즉각 실행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이 EU 국가에 머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시킨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대서양 동맹간 균열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EU 국가들에 대해 여행금지조치를 내린다고 밝혀 EU 집행위가 크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EU집행위는 성명을 내고 미국의 여행금지조치가 사전협의 없는 "일방적인 조치"였다고 비난했다. 교역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리세션 공포'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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