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7일 오전 종로구 혜화동에서 출근하는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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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분열된 보수 진영이 3년 만에 어렵사리 '통합 깃발'을 올렸지만 4·15 총선을 한 달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흔들리고 있다.
'사천 논란'에 휩싸인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사퇴, 삼고초려했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영입 무산에 이어 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황교안 대표 리더십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직접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돼 총선을 진두지휘하기로 했지만 보수 통합의 또 다른 축이었던 유승민 의원은 통합당 출범 이후 회의나 행사에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형오 공관위'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여권 대선잠룡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힘겨운 대결을 펼치고 있는 황 대표에게 큰 부담이다.
17일 황 대표는 전날 미래한국당이 통합당 영입 인재 대부분을 당선권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통합당이 자체 비례대표를 내도 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에 있는 중국문화원 앞에서 교통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이면 계획하고 구상한 대로 정상적인 자매정당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이 바뀌지 않을 경우 총선 전략을 다시 짤 수도 있다고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의 강력한 불만 제기에 한선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8일 최고위를 열어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 대해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발표된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서 일부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 한 최고위원은 "5명 이내일 것"이라고 했다.
현재 '김형오 공관위' 공천 배제(컷오프)에 반발해 윤상현(3선·인천 미추홀을) 권성동(3선·강원 강릉) 곽대훈(초선·대구 달서갑) 정태옥(초선·대구 북갑)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중진에서는 국회 부의장인 이주영 의원(5선·경남 창원 마산합포)과 김재경 의원(4선·경남 진주을)이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도급 인사 중에서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각각 대구 수성을과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공천 반발을 수습하는 게 황 대표로서는 '발등의 불'인 셈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우리가 분열하고 나뉘면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같이 싸워야 하는 문재인 정권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런 관점에서 대승적인 판단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계에 입문한 지 1년2개월밖에 안 된 황 대표는 '미니 선거'였던 작년 4·3 재보선을 제외하고는 전국 단위 선거를 지휘해 본 경험이 없다. 김종인 전 대표 영입 무산으로 황 대표는 서울 종로 선거를 뛰는 동시에 통합당 전체 선거도 지휘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서 지거나 통합당이 총선에서 패하면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야권 대선주자 '원톱'으로서 위상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유승민 의원을 선대위에 반드시 합류시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유 의원은 새로운보수당 소속이던 지난달 9일 4·15 총선 불출마,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 발표 기자회견 이후 40일 가까이 두문불출하고 있다. 유 의원은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제의하려는 황 대표 연락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합당 당시 강조한 새보수당 당직자 고용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종로에서 발등의 불이 떨어진 황 대표가 혼자 힘으로 4·15 총선을 진두지휘하기는 어렵다. 반드시 유 의원 도움이 필요하다"며 "개혁보수 상징인 유 의원이 선거 전면에 나서면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재만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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