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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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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인사이드]‘대구에서 대권으로’···홍준표의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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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17일 오후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앞에서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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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이후 대구로 정권을 되찾아 올 사람은 이제 저 홍준표뿐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66)가 17일 대구 수성유원지에 있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앞에 섰다. 이상화 시인이 일제를 향한 저항을 노래한 시다. 홍 전 대표는 이곳에서 4·15 총선 대구 수성을 출마 선언을 하며 “우리 대구가 빼앗긴 들이 된 것은 아닌지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문재인 정권 타도 운동을 과연 누가 제대로 해낼 수 있느냐”고 말했다. 스스로 “유랑극단 선거”라고 했을 정도로 경남 창녕에서 양산으로, 다시 대구로 오는 여정 끝에 내놓은 출마의 변은 결국 ‘대권 기반 조성’이었다.

출마 선언은 대권의 꿈으로 가득 찼다. 홍 전 대표는 “지역기반 없이는 대선이 되지 않는다”며 부산을 기반으로 둔 김영산 전 대통령과 대구·경북(TK)을 기반으로 둔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TK를 기반으로 큰 정치를 해보겠다”며 “수성구에 2년을 살지, 4년을 살지는 국민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2년 뒤인 2022년은 20대 대선이 있는 해다.

그는 “대구는 라면 팔아 떡볶이 사먹고, 떡볶이 팔아 라면 사먹는 경제 구조”라고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한편 “풍패지향(제왕의 고향)” “보수우파의 심장”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1996년, 2004년, 2006년, 2014년 등 선거 때마다 대구 출마를 고려했다는 점도 구구절절 강조했다. 애초 출마하려고 했던 창녕은 “낳아준 고향”, 대구는 “키워준 고향”이라고 불렀다.

대구에 제시한 공약도 철저히 대선을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북 구미공단 조성을 강조하며 “대구에 삼성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또 미래 운송수단으로 거론되는 ‘플라잉카’ 특화단지 유치를 공약했다. 양산에서도 내세웠던 공약으로, 지역에 국한하지 않은 국가적 먹을거리를 고민한다고 내비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무기력한 야당 지도부”라며 짧게 언급했다. ‘TK 무소속 연대’ 결성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선을 그었다. “보수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대구 지역구 12곳 중 수성을을 택한 이유도 “현역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곳”이라서다.

2017년 대선 당시 대구에서 홍 전 대표의 득표율은 45.36%였다. 민주화 이후 보수진영 대선 후보 중 가장 낮았다. ‘탄핵 여파’도 있었지만 ‘보수 본산’인 대구에서 홍 전 대표에 대한 불신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가 이번엔 대구의 선택을 받을지는 4월15일 판가름난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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