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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산업생산과 소비동향

中 1~2월 산업생산 -13.5%... 예상 뛰어넘는 '차이나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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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대비 사상 첫 감소… 1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 전망 높아져
한국일보

15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대림동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인 밀집 지역이라는 이유로 기피 지역으로 낙인찍혀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지만 확진자가 7000명이 넘을 동안 중국인 확진자는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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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해 1, 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가 연쇄 직격탄을 맞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미 극심한 내수침체와 산업현장 어려움을 겪는 데 더해, 주요 교역국의 성장 부진이 가하는 2차 충격까지 감당해야 할 상황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 줄면 한국도 덩달아 0.2% 감소한다는 연구가 나올 만큼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심한 상황이다.

◇중국 1, 2월 산업생산 -13.5%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 2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감소했다. 이는 작년 12월 월간 증가율(+6.9%)은 물론, 시장 예측치(-3.0%)조차 큰 폭으로 밑도는 것이다. 중국 월간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특히 1,2월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도 -20.5%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4.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인프라 시설 투자를 포함한 고정자산투자 역시 예상치인 -2.0%를 훌쩍 뛰어 넘어 무려 24.5% 급감했다. 중국의 월별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 또한 처음이다. 중국은 매달 실물경제 지표를 내놓지만 매년 1,2월을 오가는 춘제(春節) 때문에 1,2월 수치는 한꺼번에 발표한다.
한국일보

주요 실물경제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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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일제히 급감한 것은 코로나19로 1,2월 중국 경제 전체가 멈췄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전면 봉쇄했고, 공장 등 주요 산업시설도 가동을 멈췄다. 시민들이 집 안에만 머물게 되면서 승용차와 주택 거래가 둔화되고 교역 및 여행이 멈추는 등 소비와 투자 모두 큰 폭으로 위축됐다.

경제성장률과 관련성이 높은 산업생산 지표가 일제히 악화하면서 중국의 1분기 성장률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거란 전망이 높아진다. 사우스차이나모닝모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는 중국의 1분기 GDP가 6.3% 감소하고, 2020년 성장률도 목표치(5.6%)에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 경우 중국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에 12.7% 성장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번 지표가 어디까지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단기 충격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전염병이 충격을 가한 건 사실이지만 단기적이고 외부적인 영향에 불과해 전반적으로 통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생산과 수요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양으로 따지면 여전히 다른 국가들을 압도한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 GDP 1%↓, 한국은 0.2%↓”

중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00년 1분기부터 2018년 4분기까지 분기별 중국과 한국의 GDP를 분석한 결과, 중국 GDP가 1% 하락하면 한국의 1분기 GDP는 0.2% 감소하고 그 영향이 4개 분기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경우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0.5% 줄었고 마찬가지로 4개 분기 동안 효과가 이어졌다. 특히 중국으로 향하는 중간재 수출이 많아 중국의 내수보다는 수출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경기대응책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이 조만간 재정부양책을 내놓을 텐데, 그 규모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입장에서도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재정을 많이 쓰면 그만큼 한국에도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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